늘려도 늘려도 부족하다… K-배터리 삼총사 ‘폭풍 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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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5.22. 오후 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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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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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터리 삼총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폭발적인 속도로 달리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시설을 늘리는 데 올해 1분기에만 4조5724억원을 투입했다. 전년 동기(1조6471억원)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특히 미국에서 만든 배터리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라 북미 지역에서 설비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이렇게 늘려도 배터리 부족상황이 이어진다는 관측이 나온다. 증설한 미국 현지공장이 본격 가동하는 오는 2025년에도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전망이다.

22일 배터리 3사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배터리 생산라인 신·증설에 1조8104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1분기(9090억원)와 비교해 배가량 늘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포드와 배터리 합작법인(블루오벌SK)를 설립한 SK온은 1분기 북미 공장 신·증설 등에 2조1586억원을 쏟아부었다. 1년 전(1753억원)보다 투자 규모가 12배 이상 뛰었다. 합작공장 설립 등에 상대적으로 신중한 행보를 보이는 삼성SDI도 1분기 생산라인 신·증설에 전년 동기(5628억원) 대비 7.2% 늘어난 6034억원을 투자했다.

생산라인 뿐만 아니다. 중국 배터리 업체와의 기술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도 크게 증가했다. 배터리 3사의 올해 1분기 R&D 투자 규모는 총 6195억원에 이른다. 삼성SDI가 308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각각 2262억원, 845억원을 투입했다.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설비 증설·R&D 투자에 나서는 배경에는 북미 시장에서의 수주 확대가 자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한 미국 오하이오주 얼티엄셀즈 1공장을 비롯해 2·3공장 증설, 일본 완성차 업체 혼다와의 합작공장(JV) 등으로 북미 지역에서 동시다발적 투자를 진행 중이다. 여기에 총 7조원을 들여 미국 애리조나주에 연산 43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단독 공장을 추가로 지을 계획이다.

SK온도 포드, 현대차와 손잡고 북미 일대에서 이르면 2025년부터 배터리 합작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삼성SDI 역시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에 이어 GM과의 북미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을 발표했다.

그러나, 배터리 생산능력을 늘려도 늘려도 부족할 전망이다. 배터리 3사의 증설 공장 운영이 본격화하는 2025년에도 북미 지역의 수요를 맞추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시장조사업체 오토포캐스트솔루션(AFS)은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얼티엄셀즈 공장 3곳이 모두 가동하는 2025년에도 GM은 전기차 생산 목표치(100만대)를 충족할 배터리를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SDI와의 합작공장은 2026년에야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빈자리를 한국 기업들이 빠르게 파고들면서, 북미 현지의 전기차 생산 수요를 맞추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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