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반값 테슬라를 보여줘” [3분 미국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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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3.07. 오후 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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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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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2일 마감 뉴욕증시 다시보기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오른쪽)가 2일(한국시간) 텍사스주 오스틴 본사에서 ‘투자자의 날’ 행사를 열고 자사의 장기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행사는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생중계됐다. 테슬라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기대를 모았던 저가형 모델을 언급하지 않았다. 라스 모래비 테슬라 엔지니어링 부사장의 발표에서 조립 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구상만 제시됐다. 이로 인해 테슬라 주가는 2일(한국시간) 마감된 미국 나스닥거래소의 애프터마켓에서 200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1. 테슬라 [TSLA]

테슬라 ‘투자자의 날’ 행사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테슬라 본사에서 이날 오전 6시30분쯤 시작됐다.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30분가량 지연됐다. 머스크는 가장 먼저 연단에 섰지만 첫 발표를 30분도 채우지 않고 끝냈다. 머스크는 “풍부하면서도 지속가능한 지구로 향하는 분명한 길이 있다. ‘전기화 경제’는 현행 체제보다 광물을 적게 요구할 것”이라며 “대규모 배터리 저장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연단에서 저가형 전기차 모델, 이른바 ‘반값 테슬라’를 직접 소개하지 않았다. 미국 경제지 배런스는 온라인판을 통해 행사를 실시간 속보로 전하면서 “머스크가 행사 1부를 마칠 때까지 말한 내용은 이미 과거에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은 이날 행사를 앞두고 테슬라의 저가형 모델이 공개되거나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7일 행사를 예고하면서 “머스크가 지난해 ‘모델 2’로 알려진 2만5000달러(약 3300만원)짜리 전기차 출시 계획을 보류했다. 하지만 테슬라 팬들은 저가형 모델에 대한 머스크의 계획을 듣고 싶어한다”고 보도했다.

테슬라의 세단형 전기차로 대표 상품인 ‘모델 3’는 현재 한국에서 5999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지금은 머스크의 구상에서 벗어났지만 한때 언급됐던 ‘모델 2’는 거의 반값에 가까운 저가형 모델로 기대를 받았다. 미국 은행 웰스파고는 행사를 앞두고 “테슬라가 3만 달러짜리 모델을 출시하면 자동차 시장 전체 수요의 95%를 충족할 수 있다”며 적정 가격까지 제시했다.

머스크의 첫 발표에서 저가형 모델이 언급되지 않자 테슬라 주가는 뒷걸음질쳤다. 나스닥거래소 본장에서 1.43%(2.94달러) 하락한 202.77달러에 마감된 주가는 애프터마켓에서 5.61%(11.37달러) 추가로 빠져 19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 유튜브 채널에서 모인 실시간 시청자 수는 한때 15만명을 넘겼다. 이 채널의 실시간 채팅에서 테슬라와 머스크를 향한 지지 의견 사이에 “다른 설명보다 모델 2를 빨리 보여 달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이날 행사에서 테슬라 생산 비용을 줄일 구상은 모래비 부사장의 발표에서 언급됐다. 그는 “차세대 모델이 시간과 공정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으로 생산될 것”이라며 기존 전기차 모델들의 조립 비용을 반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하지만 조립 비용만 절반으로 줄이는 정도로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테슬라는 이날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을 연내 출시할 계획도 밝혔다. 2019년 공개된 사이버트럭은 당초 지난해 초에는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그 계획은 결국 올해까지 미뤄졌다. 이마저도 이미 행사 전에 알려진 내용이다.

2. 세일즈포스 [CRM]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세일즈포스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 본장을 마감한 뒤 지난해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했다. 분기 매출은 83억8000만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68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는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취합해 매출을 79억9000만 달러, EPS를 1.36달러로 제시했다. 실적은 전망치를 상회했다.

세일즈포스는 최근 수개월간 앨리엇 매니지먼트와 서드 포인트를 포함한 행동주의펀드의 압박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공동 CEO 브렛 테일러가 지난해 사임했고, 지난달에는 전체 직원의 10%에 해당하는 7000명을 감축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세일즈포스는 분기 내 구조조정에 따라 절감한 비용을 8억2800만 달러로 집계했다.

세일즈포스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 본장을 2.29%(3.74달러) 상승한 167.35달러에 마감한 뒤 분기 호실적을 확인한 시간 외 매매에서 급등했다. 오전 7시20분 현재 애프터마켓에서 16.08%(26.91달러) 급등한 194.2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3. 리비안오토모티브 [RIVN]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 오토모티브는 이날 나스닥거래소에서 18.34%(3.54달러) 폭락한 15.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전 애프터마켓에서 공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모호했고, 기대에 부합하지 않은 연간 생산량 목표치를 제시하면서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

리비안의 분기 실적에서 매출은 6억6300만 달러로 레피니티브 전망치인 7억4240만 달러를 하회했다. 하지만 EPS가 –1.73달러로 전망치인 –1.94달러를 웃돌았다. 마이너스 EPS는 주당순손실을 뜻한다. 리비안은 아직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이다.

시장의 실망을 안긴 건 생산량 목표치다. 전기차 시장에서 미국인들에게 애용되는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생산하는 리비안은 올해 5만대를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보다 2배를 늘렸지만 전망치인 6만대에 이르지 못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증시를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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