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포스코홀딩스 등 2차전지주 주가가 최근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증시 거래대금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뒤늦게 상승세에 올라타려는 투자자와 차익 실현에 나선 투자자들이 뒤엉키며 이달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2년 만에 하루 평균 27조원을 넘어섰다.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도 20조원대까지 늘어나 반대매매가 쏟아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차전지 롤러코스터에…하루 거래대금, 2년 만에 27조 돌파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그룹의 시가총액은 지난 24일 종가 기준 71조9520억원, 25일 81조1080억원, 27일 64조2110억원, 28일 70조5870억원 등으로 급격하게 변했다. 포스코그룹의 시총 역시 25일 122조4020억원까지 불어났다가 27일 105조6700억원 수준으로 떨어진 뒤 28일 112조4910억원으로 일부 회복하는 등 급변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형 2차전지주의 급변동은 전체 지수의 ‘롤러코스터’로 이어졌다. 26일 장중 956.40까지 치솟은 코스닥지수는 같은 날 오후 2차전지주가 급락하면서 종가 기준 900.63에 마감했다. 27일 종가 기준 883.79로 900선이 무너졌지만 28일에는 에코프로그룹주가 재차 급등하며 913.74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 역시 25일 종가 기준 2636.46까지 올랐다 다음날 종가 기준 2592.36으로 밀려나는 등 급등락을 반복했다.

2차전지 광풍 속에 이달 증시 거래대금은 2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약 27조434억원으로 전달(19조1270억원) 대비 25.7% 증가했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27조원을 넘어선 것은 2021년 8월(27조4607억원) 후 처음이다. 투자자 예탁금 역시 27일 기준 58조1990억원으로 지난해 7월 1일(58조732억원) 이후 1년여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개인투자자의 빚투 역시 늘어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친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달 말 19조4002억원에서 27일 20조1705억원으로 약 77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2차전지주 주가가 급락할 경우 반대매매가 급증해 연쇄 폭락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투자자와 더 많은 추격 매수에 나선 개인, 평가손실을 버티지 못하고 공매도를 청산하는 쇼트스퀴즈(공매도한 주식을 다시 사는 것) 등이 뒤엉키면서 2차전지주의 향방을 예측하기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급등락하는 주가를 따라 쉼 없이 달려온 투자자들이 잠시 ‘쿨다운’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타이밍”이라며 “단기 수급을 따라가기보다는 차분히 산업과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다시 한번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2차전지 비중을 줄이고 반도체나 경기 순환 업종으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