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 지원 조례 통과가 끝이 아니다.

김주아 (아동·청소년의회)
김주아 (아동·청소년의회)

지난 19일 광주시의회 본회의에서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지원 조례’가 통과되었다. 작년 광주시 의원 23명 전원이 발의자로 참여한 조례안이 예산 등을 이유로 상정보류되어 많은 여성청소년들이 안타까워했기에 이번 통과는 더욱 뜻깊다고 할 수 있다.

이로써 지난해 11월 서울시의 ‘월경용품 보편지급 및 관련 교육의 진행 등을 포함한 조례’ 통과에 이어 두 번째로 청소년에게 생리용품을 보편 지원하는 조례가 제정된 셈이 됐다.

생리용품 보편지원은 여성청소년의 기본권

2016년,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신발 깔창을 사용한다는 여성청소년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면서 여러 지자체에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지원 사업이 활성화되었지만, 실제 집행률이 떨어진 이유는 생리대를 지급 받기 위해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행정적 절차가 당사자에게 경제적인 사정으로 생리대를 구입하지 못하는 것 만큼이나 모멸감을 주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성의 월경은 인구의 절반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겪는 문제임에도 개인이 해결해야 할 것으로 취급되었다. 특히나 청소년은 경제적인 독립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생리용품을 저소득층에서 전체로 확대하여 지원하는 것은 그동안 사회에서 숨겨지기에 급급했던 여성청소년의 기본 권리를 되찾는 의미이기도 하다.

조례 통과에서 지원 방안 논의로 연결되어야,

하지만 광주보다 앞서 지원 조례가 통과되었던 서울시에서는 이후 반년이 넘도록 지원에 대한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세계 월경의 날인 5월 28일 서울특별시청 앞에서 청소년 당사자들의 조례 시행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기도 했다. 그러므로 광주시 또한 조례 통과에 그치지 않고 생리용품을 보편 지원하는 방안을 위한 논의가 이루어지도록 요구하고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보편지원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작년 조례안 상정보류 시 전체 여성청소년의 생리대 보편지원을 위해 추정된 76억 원의 예산 사용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므로 예산 낭비를 줄이기 위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 중 하나로 생리대를 휴지처럼 화장실에 비치했던 서울시 강남구의 실험이 눈에 띈다. 서울시 강남구는 초중고등학교, 청소년수련원, 독서실 등 공공시설 화장실 98곳에 생리대 무료 자판기를 설치하였다. 오남용이 심할 것이라는 예측과는 다르게 일정한 사용 수량이 유지되었으며 처음 계획된 예산의 절반 수준만이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실제 주변 친구들에게 강남구의 지원 사례에 관해 얘기해 보니 “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란 의견이 많았다.

광주시에서도 이러한 아이디어를 반영하는 등 여성청소년의 생리대 보편지원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조속히 이루어져 실질적인 지원이 여성청소년에게 닿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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