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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갈수록 잔인무도" 청소년범죄, 언제까지 솜방망이질?

살인·성범죄 등 흉악범죄 늘어… 범죄연령 낮아지고 갈수록 잔인·흉포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0.08.10 01:16:20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십대(十代) - 일반적으로 12·13세에서부터 19세까지의 나이에 해당하는 사람.

#청소년(靑少年) - 나이가 12세에서 20세에 이르는 미성년의 젊은이들을 통틀어서 이르는 말.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10대 △청소년 △10대 청소년 등을 검색해 보면 그리 좋지 못한 뉴스들이 쏟아집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10년 전이나, 10년이 흐른 지금이나 그다지 변하지 않은 듯한 모습이죠.

10년 전 오늘(2010년 8월10일)에는 무서운 10대들이 등장했습니다. 인터넷 사이트에 폭발물 제조 카페를 개설해 총기와 폭발물 제조 방법을 공유하고, 실제로 제작하기까지 한 10대 청소년들이 경찰에 붙잡혔는데요.

경찰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유튜브 등의 사이트와 인터넷 백과사전을 통해 폭발물 종류와 제조에 필요한 설계도 등의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또 실제 모의 총기를 만든 것에 그치지 않고, 7차례에 걸쳐 시험 발사까지 했죠.

더욱이 당시 세간을 놀라게 했던 것은 10대들이 만든 모의 총기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시연한 결과 폭발력과 탄환의 속력이 38구경 권총과 맞먹었고, 최대 K2 소총의 3배 위력에 달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지난 2015년 인터넷에서 불법 구매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신용카드를 복제·사용하고 위조 방법을 성인에게 전수한 1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 연합뉴스


10년이 흐른 2020년에는 10대 청소년 범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는데요. 더욱이 범죄연령도 낮아진 것은 물론, 갈수록 잔인 흉포해지기까지 해졌습니다. 절도나 폭행은 우스운 수준이 돼버렸고, 살인 및 성범죄 등의 흉악 범죄로까지 손을 뻗고 있는데요. 

최근 발생한 사건들 몇 가지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지난 달 남학생들이 여학생을 꾀어내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성매매를 알선하기도 했고, 술에 취해 PC방에서 담배를 피우다 손님과 종업원 흉기로 찌른 사건도 있었습니다. 또 여성 행세를 하고 미성년자 성매매를 미끼로 성인 남성을 유인해 금품을 빼앗은 10대 일당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죠. 

이외에도 음주 상태로 차를 훔쳐 몰다가 순찰차를 들이받거나 도주하는 사건, 둔기를 사용해 금은방 등을 절도하는 사건 등 상당히 많이 발생했습니다.

이처럼 10대 청소년 범죄가 날로 늘어가고 있는 탓에 보다 엄격하고 근본적인 대책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데요.

ⓒ 연합뉴스


그러나 10대 청소년 범죄가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문제가 됐음에도 여전히 범죄에 대한 처벌이 너무나 솜방망이 수준이라는 적지 않은 비판의 목소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기에는 10대인 이들이 저지른 범죄행위들이 상상을 초월하고 잔인해서죠.

구체적으로 소년법을 개정해 가해자인 청소년들의 처벌 수위를 높이자는 여론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현행법상 만 10세 이상~14세 미만은 촉법소년으로 분류돼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는 법 무서운 줄 모르고 범죄를 저지르며 날 뛰는 10대 청소년들이 득실거리게 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한데요.

문제는 이 같은 사실을 악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10대 청소년들이 상당하는 겁니다. 악용한 사례를 한 번 보겠습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인데요. 간략하게 설명하면 10대 남학생이 차량을 훔쳐 도주했고, 다른 지역에 차를 버렸지만 경찰의 추적 끝에 붙잡혔죠. 

그러나 가해 학생의 부모는 자신들의 아들을 과다행동장애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킵니다. 또 미성년자는 처벌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피해자에게 "합의, 사과 등은 일체 해줄 생각이 없으니 마음대로 해라"고 통보합니다.

이렇다보니 전문가들은 입이 아프도록 청소년 범죄에 보다 엄정하게 대응 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죠. 무엇보다 매체와 기술의 발달로 청소년들이 과거에 비해 신체적·정신적으로 빠르게 성숙해지고 있고, 그에 따른 청소년 범죄 역시 잔인성이나 심각성이 더해져 가고 있기도 하고요.

형사 미성년자(14세가 되지 않아 형법상 책임 능력이 없는 것으로 간주되는 사람) 등의 기준을 현실에 맞춰 하한하자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자, 지난 달 법무부와 사법부는 소년범죄 관련 제도 개선을 목표로 별도의 팀을 꾸리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느냐 마느냐의 문제를 넘어 전반적인 소년사건 처리절차와 처우를 돌아보자는 취지에서죠.

소년법이 개정이 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반드시 10대 청소년 범죄에 대해 보다 엄격하고 근본적인 대책 도입이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해보입니다. 

피해자는 있지만, 처벌 받는 가해자가 없는 세상.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적, 신체적으로 고통 받으며 평생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지만,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가해자는 법적으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 세상은 너무나도 가혹하니까요. 

소년법이 가해자들의 보호망이 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법이 보호하고 있는 것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되기를 기대해보는 건 욕심은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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