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개미'에 폭주한 증시 거래대금…증권사들도 씩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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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5.31. 오전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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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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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한파로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 저조한 실적을 냈지만 올해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에코개미운동'으로 불리는 투자자들의 거센 매수세에 증시 거래대금도 함께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수익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동성이 위험자산으로 다시 쏠리는 만큼 국내 증권주를 주목하라고 권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시장의 총 거래대금은 16조5860억원이다. 지난해 말(12월29일) 4조8110억원에 머물렀던 코스닥 거래대금은 현재까지 3.44배 증가했다. 코스피시장의 거래대금도 같은 기간 2.3배 늘어났다.

올초부터 시작된 이차전지, AI(인공지능), 로봇주 랠리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쏠린 탓으로 해석된다. 관련 종목들이 코스닥시장에 대거 포진돼 있고 주가 급등 현상도 다른 종목들에 비해 심했다. 이차전지 대표주인 에코프로의 경우 주가가 올들어 646.6% 상승했고 거래대금도 같은 기간 470억원에서 2조4530억원으로 불어났다.

그러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브로커리지는 주식 위탁매매를 뜻하며 투자자들의 거래가 활발할수록 증권사들이 받는 수수료, 신용융자 이자수익 등이 늘어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전체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19조3946억원으로 지난해 말(16조5186억원)보다 17.41% 증가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분기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키움증권의 합산 브로커리지 관련 이익은 9813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13.2% 증가할 것"이라며 "일평균 거래대금이 크게 증가하며 브로커리지 영업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ECM(주식발행시장), DCM(채권발행시장)으로 대변되는 전통 IB(투자은행) 부문도 회복하는 추세다. 지난해 고강도 긴축과 금리인상으로 국내 증권사들의 발목을 잡았던 채권 트레이딩 부분도 우려보다 양호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문의 리스크가 존재하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을 종합해봤을 때 증권업황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해석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거시경제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극대화되면서 은행 예금으로 쏠렸던 유동성이 다시 위험자산으로 유입되면서 거래대금, ECM, DCM 등의 핵심 지표가 개선됐다"며 "PF 관련 우려가 상반기까지 발목을 잡을 것이나 채안펀드 조성 등으로 적시에 유동성이 공급돼 대규모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했다.


다만 증권사별 이익 흐름은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키움증권 중 1분기 예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건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 두 곳이다.

키움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보다 2.51% 증가한 2186억원,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21.13% 증가한 170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대금 민감도가 가장 커 실적 개선폭도 가장 클 것이란 이유에서다. NH투자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이 1750억원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 기준 전년 대비 증가율로 봤을 때 5개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8.22%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의 경우 전년 동기 보다 저조한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보다 33.07%, 당기순이익은 21.36% 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증권사들이 추천한 증권주로는 키움증권,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등이었다. 키움증권의 경우 증권가에서 목표주가를 높여잡는 추세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달 27일 발간한 기업분석 보고서에서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11만원에서 12만원으로 높였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웅문' 유저를 기반으로 전통 자산 뿐만 아니라 대체자산과 토큰증권과 같이 비정형적 증권의 거래가 활성화될 경우 사업적 시너지와 더불어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지위가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며 "거래대금이 꾸준히 상승하는 가운데 점진적인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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