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남한 핵타격 전술 훈련까지… 북의 고립만 자초할 뿐이다

입력:2023-03-21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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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18∼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참관한 가운데 전술핵운용부대들의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18∼19일 남한에 대한 핵 타격을 가정한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을 진행했다. 북한은 전술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목표 상공 800m에서 공중 폭발시켜 핵탄두부의 핵폭발조종장치와 기폭장치 동작을 검증했다고 20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상 800m 높이에서 전술핵무기를 터뜨릴 때 지상 표적의 파괴·살상 효과가 극대화된다. 이번 훈련은 남한에 전술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단순 협박을 넘어 실제 결행 의지를 보여준 심각한 도발이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폭발시키는 기폭장치까지 미사일에 장착해 테스트했다고 하는 것은 과장 같다”고 하면서도 북의 핵능력이 실전 배치에 임박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조만간 남한 타격용 전술핵무기 배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발사 성공에 이어 전술핵무기 실전배치 단계에 이르면 미국과 한국을 동시에 핵으로 위협하게 된다. 보통 문제가 아니다. 결국 북이 도발로 얻을 보상은 없고 고립과 경제적 피해만 가중될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느끼도록 한·미, 한·미·일이 단결해 빈틈없는 안보 태세를 갖추는 수밖에 없다. 이참에 각종 전략자산을 한반도 주변에 상시 전개하는 시스템 구축에도 나서야 할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훈련이 ‘미국남조선연합군의 반공화국침략전쟁연습’ 와중에 단행됐다고 언급, 13일부터 시작된 한·미 ‘자유의 방패(FS)’ 연합연습을 핑계로 삼았다. 이런 적반하장 행태를 보는 것도 지친다. FS는 코로나19 등으로 중단된 연례적 방어훈련을 재개한 것이다. 11일간의 역대 최장 실전훈련이 이례적이나 이는 지난해 60여발, 올 들어서만 일곱 번째인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 위협에 따른 것이다. 의도도 뻔하다. 핵 전력을 강화한 뒤 미국의 핵보유국 인정, 북·미 직접 대화 등을 이끌어 내려는 것인데 큰 착각이다. 오히려 남한의 핵무장 여론을 키우고 한·미 확장억제의 대대적 강화만 부르는 한심한 행위일 뿐이다. 언제까지 핵과 미사일만이 체제를 유지한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을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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