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석유' 외국인산단 조성하는
'사우디 비전 2030' 프로젝트
수소·전기차·바이오·로봇 등
韓 유망기술 기업 유치 나서
왕실 직속 담당기관 CEO 방한
가온셀 등 23社 돌며 현지실사
'사우디 비전 2030' 프로젝트
수소·전기차·바이오·로봇 등
韓 유망기술 기업 유치 나서
왕실 직속 담당기관 CEO 방한
가온셀 등 23社 돌며 현지실사
중동 산유국들은 석유 및 가스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경제 다각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전력 수급 효율화를 위해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구축 등 전력망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국가 전역에 원격검침인프라(AMI)를 구축 중인 사우디가 한국의 리튬 1차전지 기업 에스코넥을 주목한 이유다. 리튬 1차전지는 전기, 가스, 수도, 열 등 스마트미터기와 원격검침기의 전원으로 쓰인다. 에스코넥의 리튬 1차전지는 높고 안정적인 전압과 상온 기준 10년 이상의 수명, -55~85도의 광범위한 온도 범위, 낮은 자가 방전율 등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처럼 사우디에 최초로 조성되는 외국인산업단지에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대거 선정된 것은 사우디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산업 구조 개편 작업에서 한국이 보유한 기술력이 인정받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19일 매일경제와 만난 김교우 사우디국제산업단지회사(SIIVC) 한국본부 대표는 "쟁쟁한 기술 강국인 독일과 일본 대신 한국의 중소기업들과 손잡은 것은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기술력에 더해 중견·대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의욕과 신시장 개척 능력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재생에너지와 의료기기·바이오, 전기차, 화학 등 우리 중소기업들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사우디 수요와 딱 맞아떨어진다는 점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사우디 정부는 2016년부터 디지털,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바이오 산업 등을 차기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사우디 비전 203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SKIV는 석유 중심인 경제구조 탈피를 위해 추진하는 사우디 비전 2030 프로젝트 중 하나다. 석유 외에 변변한 자체 제조업 기반이 없는 사우디에 이 프로젝트는 '메이드 인 사우디'를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SKIV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자금은 사우디 정부와 국부펀드에서 상당 부분을 투자한다. SIIVC의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1차 투자금만 13조원에 이른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23개 한국 기업은 합작법인(JV) 형태로 사우디에 진출하게 된다. 산업단지 조성이 완료되고 기업들이 모두 정상 가동에 들어서는 2024년이 되면 투자금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200만㎡(약 60만평) 규모로 얀부 공단에 조성되는 사우디·한국 산업단지에는 정보기술(IT), 신재생에너지, 일반 제조업, 의료·제약 등 크게 네 구역으로 나눠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제조 공장과 기술이전, 제조, 운영, 관리, 판매를 담당하게 된다.
바이오 업체들도 기대감이 높다. 체외의료진단기기 전문기업 아스타는 이번 SKIV 프로젝트 참여를 계기로 사우디에서 제품을 생산해 사우디와 주변 15개 중동 국가 및 북아프리카를 대상으로 제품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또 다른 국내 체외진단의료기기 전문기업 미코바이오메드도 사우디 현지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분자 진단, 생화학 진단, 면역 진단 등 주요 기술을 사우디로 이전해 현지 생산과 함께 중동 전 지역으로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양연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