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17일 사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3'은 우리나라 차세대 먹거리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준 박람회였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대표 기업은 물론 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비엠 등 소재기업, 원료 업체인 고려아연, 에너지저장장치(ESS)의 강자인 LS일렉트릭 등이 미래 전략을 공개했다. 거의 모든 면에서 기존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참가 기업이 총 477개사, 해외 기업만 101곳이었다. 이 정도면 배터리 생태계를 이루는 거의 모든 기업이 함께했다고 볼 수 있다. 관람객은 작년보다 50% 늘어난 6만여 명, 해외 바이어도 2000명이나 왔다. 행사 기간 중 열린 채용박람회에는 구직자들의 긴 줄이 늘어섰으며 배터리학과를 개설한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성균관대, 울산과학기술원에서도 학생과 교수들이 대거 참여했다. 한국의 배터리 기업을 유치하려는 미국의 지방정부와 호주, 체코, 스웨덴 등도 전시회에 참석해 세금 면제, 각종 혜택 제공 등의 홍보물을 내걸고 유치전을 펼쳤다.
배터리가 미래 유망산업이라는 점은 자명한 사실이다. 현재 전 세계 자동차 판매는 대략 8000만대로 이 중 배터리로 움직이는 전기차 비중은 10% 남짓. 그런데 이 수치가 2030년이면 50%로 확대된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일치된 예측이다. 차 판매 대수가 그대로라 해도 4000만대, 지금보다 5배 규모다. 성장세가 가파르기도 하지만 이 분야에선 한국이 절대강자다. 현재 배터리는 NCM(니켈·코발트·망간)을 중심으로 한 한국과 LFP(리튬·인산·철)의 중국이 세계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어느 한쪽이 기술적 우위라고 말하기 어렵다. 당분간 병존이 불가피하다. 또 배터리의 게임체인저로 부각되는 전고체 배터리는 일본이 우위를 점하고 있으나 한국이 바짝 따라붙는 형국이다. 전시장에서 한국의 주요 기업들이 LFP와 전고체 배터리와 관련된 신제품을 선보이고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번 행사는 배터리 산업이 반도체를 이어 한국 경제의 미래 먹거리였음을 보여줬다. 정부의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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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반도체 이어 차세대 먹거리가 무엇인지 보여준 배터리 박람회
- 입력 :
- 2023-03-20 17: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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