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前 1세대 뷰티도 해외서 부활
신세계 비디비치, 日 큐텐·아마존 입점
연내 미국도 진출...글로벌 시장 톱3 겨냥
미샤·스킨푸드도 해외서 살길 찾아
200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1세대 뷰티업체들이 세계적인 ‘K뷰티 신드롬’을 타고 해외에서 부활하고 있다. 한때 수입 화장품과 국내 신흥 브랜드 사이에서 설 자리를 잃었지만, K뷰티 인기에 힘입어 해외 온·오프라인 채널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10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뷰티 브랜드 ‘비디비치’는 올 상반기 세계 뷰티 시장 3위인 일본에 진출하기로 했다. ‘큐텐’ ‘아마존재팬’ 등 현지 주요 온라인 뷰티 채널뿐 아니라 오프라인 드러그스토어에도 입점할 채비를 마쳤다. 비디비치는 연내 미국 진출도 계획 중이다. 이미 사업을 운영하는 중국까지 더하면 세계 뷰티 시장 1~3위(미국, 중국, 일본)에 모두 진출하는 것이다.
비디비치는 1세대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경민이 2005년 설립한 브랜드다. 2012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인수하면서 신세계그룹의 ‘뷰티 1호’ 브랜드가 됐다. 비디비치는 대표 제품인 폼클렌징을 앞세워 중국 시장에서 먼저 인기를 끌었다. 2017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2019년 화장품 단일 브랜드로는 이례적으로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이후 코로나19 등으로 부침을 겪었지만, 지난해 K뷰티 인기의 영향으로 중국 매출이 전년보다 30% 반등했다.
비디비치는 이 기세를 몰아 중국에서의 실적 회복은 물론 ‘뷰티 강국’인 미국, 일본까지 노리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 일본은 자국 브랜드가 강한 시장이지만, 최근 K뷰티 존재감이 커지는 상황인 만큼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1세대 K뷰티는 비디비치뿐 아니다. 미샤, 스킨푸드 등 2000년대 로드숍(가두점)으로 인기를 누린 브랜드도 해외에서 활로를 찾았다.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매출 2645억원, 영업이익 203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만 해도 영업손실이 680억원에 달했는데, 2022년 흑자 전환(100억원)을 이룬 데 이어 작년엔 영업이익이 전년(114억원) 대비 1.8배 늘었다. 일본과 중국 인플루언서 사이에서 제품이 소문이 나며 효과를 봤다.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 사업 비중도 56.4%나 된다.
스킨푸드 역시 지난해부터 동남아시아 드러그스토어 왓슨스와 미국 아마존 및 틱톡숍에 입점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에뛰드, 이니스프리도 올해 해외 시장 개척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1세대 뷰티업체들까지 해외 시장 공략에 가세하면서 지난해 K뷰티 수출액은 처음으로 100억달러(약 14조5420억원)를 넘어섰다. 올 1~2월에도 수출액은 13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늘었다. 국가별로는 중국(2억6000만달러), 미국(2억2000만달러), 일본(1억5000만달러), 유럽(1억2000만달러)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