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제지株 '펄럭'…태조이방원 말고 '태종이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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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9.19. 오전 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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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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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프가격 8개월째 상승 지속
제품가 인상·수익 개선 기대
한솔제지, 52주 신고가 경신]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2차전지·방산·원자력)이 증시 주도주로 자리 잡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에너지 대란, 인플레이션의 대피처로 꼽혀서다. 하지만 일각에선 '태종이방원'(종=종이)이 올해 주도주가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종이 원료인 펄프 가격 상승으로 수혜를 보는 종이·제지주(株)가 그 주인공이라는 것.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상승 중이다. 국내 1위 제지업체 한솔제지의 주가는 연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증권가는 그간 소외받았던 종이·제지주의 상승 랠리를 주목한다.

지난 16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남부산혼합활엽수 펄프 가격은 톤당 1030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5월 톤당 940달러 이후 매달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펄프 가격은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째 상승 중이다.

재고도 급격히 감소 중이다. 유럽 펄프 업체 연합인 유로펄프에 따르면 유럽 항만 내 펄프 재고량은 2020년 8월 181만7915톤을 기록한 후 감소해 올해 8월 97만5325톤까지 줄었다. 지난 2년간 약 46.35% 줄었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다른 원자재와 마찬가지로 수요보단 공급측 불안정성이 커 펄프 가격이 뛰었다"며 "중간 유통상들의 사재기로 가격 교란이 발생한 것도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국내 종이·제지업체들은 펄프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올 들어 3차례 종이값 인상을 단행했다. 한솔제지와 무림그룹 등은 지난 1월, 5월, 9월 종이가격을 차례로 올렸다. 원가상승이 판매가격에 전이되는 것도 문제지만 펄프 등 원자재 가격 인상 대비 종이값 인상률이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추가 가격인상의 여지가 아직 있다는 점도 거론된다. 이와 관련 미국은 올들어 매월 종이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솔제지의 경우 지난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보다 50% 증가한 5729억원, 영업이익은 134% 늘어난 614억원을 기록했다. 주가도 뛰었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20.28% 떨어진 반면 한솔제지 주가는 21.1% 상승했다.

박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내 펄프 생산업체 무림P&P(16일 종가 5280원)의 목표주가를 8500원, 상승여력을 76.2%로 제시했다. 통상 증권사 기업분석 보고서가 상승여력을 20~30% 수준으로 제시한 것과 비교된다. 박 연구원은 "펄프 가격이 손익분기점을 웃돌면 펄프 부문 흑자가 나고 동시에 인쇄용지 부문 수익성도 확대되는 구조"라며 "인쇄용지 판매가에서 펄프 원료가 되는 우드칩을 뺀 차이가 커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펄프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모든 종이·제지업체 주가가 상승하는 건 아니다. 제지는 인쇄·산업·위생 용지 등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이중 펄프 가격 영향을 받는 건 인쇄·위생용지다. 인쇄·위생용지 제품 제작에 펄프가 많이 쓰이지만 산업용지는 폐신문지, 폐골판지 등이 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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