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 '불꽃 경쟁 '…2040년 78兆 장밋빛 전망에 美IRA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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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10.12. 오후 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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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GS·현대차그룹·영풍·GS건설·SK에코플랜트 등 진출 잇따라
배터리 소재 수급·비용 절감에도 유리…"산업생태계 구축 시너지 가능"
(포스코그룹, GS그룹 제공)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글로벌 전기차 폐배터리 시장이 오는 2040년 7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 불이 붙었다. 기존 배터리 제조회사에 외에 에너지, 건설, 완성차업체까지 뛰어드는 등 업종간 장벽도 허물어졌다.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배터리 원재료를 확보하는 동시에 배터리 공급망 자체를 안정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배터리 원자재 생산국들의 자원 무기화 움직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꼽힌다.

◇신성장동력 낙점한 포스코, GS와 합작법인 설립…폴란드에 리사이클 공장도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GS에너지와 합작법인(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을 연내에 설립해 폐배터리 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합작법인 투자 금액은 총 1700억원으로 포스코홀딩스와 GS에너지가 각각 지분 51%, 49%를 보유하게 된다.

이차전지 원료와 소재를 미래 성장산업으로 삼은 포스코는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배터리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폴란드에 연산 7000톤 규모의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도 준공했다. 유럽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하는 스크랩과 폐배터리를 수거해 중간가공품(블랙매스)을 만드는 곳이다.

◇계열사 TF 꾸린 현대車…건설사 GS건설·SK에코플랜드·비철금속 영풍도 도전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폐배터리 사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폐배터리 시장에 뛰어들었다. 물류를 담당하는 현대글로비스를 통해 폐차장과 딜러로부터 폐배터리를 수거하고, 부품 기업인 현대모비스에서 다시 제조한 배터리를 노후 차량과 교체용 배터리에 활용하는 방식을 추진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계가 폐배터리 사업에 직접 뛰어드는 건 전기차 생산 단가를 낮추는 동시에 최근 인플레이션 방지법(IRA)을 앞세운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도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황 사이클을 타는 건설업계에서도 폐배터리 시장을 노리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글로벌 배터리 기업인 CNGR과 손잡고 유럽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진출한다. GS건설은 자회사 에네르마를 통해 지난해 경북 포항 배터리 리사이클링(재활용) 규제자유특구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리사이클링' 공장을 착공했다.

비철금속 업체인 영풍도 이달부터 건식 리사이클 방식에 최적화된 원료 '리튬배터리 플레이크(LiB Flake)'를 생산하며 폐배터리 시장에 뛰어들었다. 영풍이 생산하는 리튬배터리 플레이크는 폐배터리를 팩·모듈 단위에서 곧바로 파쇄해 조각낸 것으로, 전처리 공정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단축했다.

◇2040년 78兆 장밋빛 시장…공급망 불안정·IRA 대비 차원

업종을 가리지 않고 기업들이 폐배터리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시장의 성장성 때문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2025년 7억9400만달러(1조917억원, 26GWh)에서 2030년 55억5800만달러(7조6423억원, 158GWh), 2040년 573억9500만달러(78조9181억원, 1606GWh)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미국이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기 위해 도입한 IRA도 큰 영향을 끼쳤다.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 시 소비자가 보조금을 적용받으려면 해당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의 광물과 부품 등을 미국 및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조달해야 한다. 폐배터리를 수거해 미국 현지에서 광물을 추출하면 '미국산'으로 분류된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현재 배터리 공급망에서 리튬 등 여러 소재를 중국에서 조달하는 비율이 높다"며 "IRA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어 폐배터리를 활용해 IRA 조건을 일부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폐배터리는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사용하거나, 재사용이 불가능한 배터리는 분해 후 리튬, 니켈 등을 핵심 원자재를 추출해 배터리 소재로 다시 사용할 수 있어 수급과 비용 절감에도 유리한 편이다. 여러 업종의 기업들이 폐배터리 시장의 진입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이 안정화되면 이를 통해 배터리에 쓰일 원재료를 확보하게 되리란 관측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유럽을 필두로 2030년부터 이차전지 재활용 원료 사용이 의무화하기 때문에 앞으로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시장은 더 성장할 것"이라며 "협력을 통한 안정적인 폐배터리 확보는 물론 이차전지 리사이클링과 관계된 새로운 산업생태계 구축에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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