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안압은 10~21㎜Hg(평균 15㎜Hg)이다. 하지만 안압이 22㎜Hg 이상으로 올라가면 시신경이 압박을 받아 손상될 가능성이 높다. 안압이 상승하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눈에 영양소를 공급하는 방수의 배출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안압이 상승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위험인자로는 나이, 가족력, 고도근시, 고혈압, 당뇨병 등이 꼽힌다.
안압이 높은 상태를 장시간 방치하면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류량이 감소해 시신경이 손상되고, 녹내장으로 악화될 수 있다. 처음엔 주변 시야가 먼저 손상되고, 증상이 악화될수록 중심 시력까지 떨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중심 시력은 말기까지 보존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다만 국내에선 안압이 정상인 ‘정상 안압 녹내장’도 꽤 많아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이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안구 내 혈류 이상이 동반돼 발생한다.
국내 녹내장 환자는 약 1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결과 국내 녹내장 환자 수는 최근 5년 새 30% 급증했으며, 우울증 있는 노인일수록 발병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녹내장이 다른 질환보다 더 위험한 이유는 병이 서서히 진행돼 전조 증상을 알아차리기 어려워서다. 그나마 급성일 경우 안구에 출혈과 심한 통증이 동반되고 시력이 점점 감소해 증상을 알아차리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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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주 강남푸른안과 대표원장은 “급성 녹내장은 안구에 출혈과 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급격한 시력 감소를 동반하기 때문에 발견 즉시 응급 치료를 받으면 실명을 피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미 만성화돼 시야가 천천히 좁아진다면 증상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해 방치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녹내장 치료법으로는 약물요법과 레이저요법 등을 들 수 있다. 최근 도입된 고주파 섬유주 절제술은 고주파 열에너지로 안구의 방수 출구인 섬유주를 넓혀 안압을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수술요법이다. 기존 녹내장 치료법보다 안압 하강 효과가 뛰어나고 난시나 안구건조증 같은 부작용 위험이 덜한 게 장점이다. 회복도 상대적으로 빠른 편이다.
시신경은 한 번 손상되면 이전으로 되돌리기 어려워 평소에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고카페인 섭취, 잦은 흡연, 과도한 운동, 엎드려 자는 취침자세, 빠른 음주 습관 등은 안압을 높이는 대표적인 원인이다.
박형주 원장은 “아직 현대 의학에선 완전한 녹내장 치료법이 없어 일단 시력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도록 안압을 정상으로 유지해 시신경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 조기에 발견할수록 시기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아직 나이가 ?더라도 고도근시이거나, 녹내장 가족력이 있거나,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고위험군이라면 녹내장 진단을 위한 안저검사를 선제적으로 받아볼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