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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대란 전후 한 티스토리 블로그의 방문자 변화 추이. /사진=티스토리 블로거 A씨 |
"카톡 대란 이전엔 내 글이 네이버 검색 1순위…더 이상 안 나온다" 티스토리에서 생활·여행 분야 블로그를 운영 중인 A씨는 하루에 2000~3000명이 꾸준히 방문하던 블로그의 트래픽 유입이 지난 15일 오후 '카톡 대란' 이후 대폭 줄었다고 호소했다. A씨는 "과거에는 특정 키워드를 치면 내 블로그가 노출 1순위로 떴는데 카카오 서버가 망가진 이후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티스토리 블로그가 노출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23일 티스토리 블로거들의 증언을 종합한 결과 지난 15일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가 장애를 겪은 이후 티스토리 블로그 대부분에서 유입자 급감 현상이 확인됐다. 대부분의 블로거들은 트래픽 감소의 주범으로 '네이버로부터의 유입' 감소를 지목했다. 티스토리 블로그의 게시물 작성 등 기본 서비스는 복구됐지만, 검색 엔진에 노출되는 로직이 이전처럼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순히 검색 노출만 줄어든 것이 아니다. 일부 블로거들은 모바일 버전 접속시에는 노출되는 광고가, PC버전으로 접속할 경우에는 노출되지 않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PC버전 블로그 주소를 브라우저에 입력하면 모바일버전으로 강제 전송되는 '리디렉션' 현상도 보고되고 있다. 주요 검색엔진 중 '빙'에서의 유입도 대폭 줄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하루 수입 2만원→2000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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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들이 모인 커뮤니티 '구글애드센스 포럼'에는 수입이 카톡 대란 이후로 대폭 줄었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A씨는 "하루 평균 20달러 가량이 벌리던 블로그가 지난 주말 이후 2달러도 안되는 수익을 내고 있다"며 "블로그에 생계를 의존하고 있어 막막한데 언제 정상화될지 가늠이 안된다"고 하소연했다.
블로거들의 게시물 작성 유인이 되던 '수익'이 위협 받으면서, 티스토리 이용자들이 워드프레스나 블로거(블로그스팟)로 넘어가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블로거 B씨는 "티스토리를 처음 했던 게 2009년 무렵인데, 이번 사태를 보면서 티스토리에 대한 카카오의 관심이 없다는 걸 확인했다"며 "티스토리에 비해 기술적·비용적 진입 장벽이 엄청 높음에도 불구, 좀 더 안정적인 워프(워드프레스)로 갈아타기로 마음 먹었다"고 전했다.
카카오 피해보상 포함 여부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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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티스토리 블로그의 카톡대란 전후 유입 경로 비교. /사진=티스토리 블로거 A씨 |
다만 무료 서비스 특성상 간접 피해를 피해자가 입증해야 하는 게 걸림돌이다. 카카오 서버의 문제로 티스토리에 장애가 생겼다는 '합리적 추론'은 가능하지만, 이를 기술적으로 입증하는 건 별개의 문제다. 카카오에서 전향적으로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이상, 개인 블로거들이 카카오의 책임을 밝혀내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
신민영 법무법인 호암 변호사는 "배상을 요구하는 쪽에서 피해를 입증해야 하지만 티스토리 사례의 경우 이른바 정보의 편재 문제 때문에 손해액 입증이 쉽지 않다"이라며 "검색엔진 노출 장애에 따른 피해뿐만 아니라, 실제 블로거 접속 자체가 멈췄던 초기 피해에 대한 입증 역시 어려울 수 있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