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원통형 배터리의 반격… GM, 삼성과 협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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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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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생산 유리해 테슬라·BMW·볼보 등 관심

전기차 시장에서 그간 비주류로 꼽혔던 원통형 배터리가 최근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테슬라가 새로운 규격의 원통형 배터리 양산 소식을 알렸고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려는 BMW, 볼보차, 스텔란티스 등도 원통형 배터리에 주목하고 있다. 그간 파우치형 배터리에 집중해왔던 GM도 다른 형태의 배터리 채용을 시사해 삼성SDI와의 협력설이 힘을 받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는 제작 공정이 편리해 대량 생산에 적합하다.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려는 자동차 업계가 큰 관심을 두는 배경이다.

테슬라가 개발한 4680 원통형배터리. /테슬라 제공

원통형배터리는 기존 주류인 파우치형이나 각형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최근 배터리셀을 차체에 바로 장착하는 ‘셀투섀시(CTC)’ 등이 고안되면서 성능이 비약적으로 높아지는 중이다. 테슬라가 고안해낸 지름 46㎜, 길이 80㎜인 4680규격 원통형 배터리는 이전 2170(지름 21㎜, 길이 70㎜) 규격과 비교해 용량과 출력이 각각 5배, 6배 올랐고 주행가능거리는 기존에 비해 16%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의 경우 미국 네바다주에 36억달러(약 4조5400억원)을 투자해 4680 원통형 배터리 조립 공장을 지어 연간 100GWh(기가와트시) 양산 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앞서 BMW도 중국 CATL과 테슬라의 4680 배터리와 지름이 같은 46㎜ 원통형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약 108GWh 수준에서 2025년 241GWh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또 2030년에는 705GWh로 연평균 27% 성장이 예상된다. 현재는 테슬라가 가장 앞서 있지만, BMW, 스텔란티스 등도 적극적으로 원통형 배터리를 장착하려고 한다.

BMW가 향후 전기차에 장착하려는 원통형배터리. /BMW 제공

2035년까지 판매하는 모든 차를 전기차로 바꾸겠다는 GM 역시 그동안 집중했던 파우치형 배터리 대신에 다양한 형태의 배터리를 장착하겠다는 입장이다. GM은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합작사 얼티엄셀즈를 운영 중이다. 얼티엄셀즈는 파우치형 배터리 생산을 주력으로 한다.

얼티엄셀즈는 미국 내 4곳의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갖고 있다. 이미 3곳은 투자가 확정됐고, 나머지 1곳은 GM과 LG에너지솔루션간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는 GM이 목표한 전기차 전환 시점에 배터리 수급이 충분치 않은 것으로 판단해 원통형 배터리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본다. 최근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얼티엄(GM 전기차 플랫폼)의 장점은 각형, 원통형, 파우치형 배터리를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모든 배터리 규격을 고려해 작업을 진행 중이다”라며 원통형 배터리 장착을 시사했다.

글로벌 원통형 배터리 시장은 일본 파나소닉과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이 3강 체제를 이룬다. 여기에 중국 CATL이 추격 중이고, 스웨덴 노스볼트가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파나소닉은 예전부터 테슬라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LG에너지솔루션도 원통형배터리 분야에서 테슬라 접점을 늘리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GM이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삼성SDI를 새 파트너로 맞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얼티엄셀즈가 투자를 확정짓지 못한 1개의 배터리 공장을 삼성SDI와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SDI는 이달 중 천안공장에 지름 46㎜ 원통형 배터리 생산 장비를 반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시범 생산의 의미가 크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와 함께 지름 46㎜, 길이 120㎜의 46120 규격, 지름 46㎜, 길이 200㎜의 46200 규격도 생산을 준비 중이다. 여러 완성차 업체에서 다양한 제품 요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해 여러 규격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국내 업체들은 IT, 전동공구용 원통형 배터리 시장을 장악했고, 여기에 전기차 부문으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라며 “테슬라는 물론이고 BMW, GM, 스텔란티스, 볼보 등과 원통형 배터리 공급을 확정했거나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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