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뜨자 네이버 ‘악’…복잡해지는 쓱·컬리 IPO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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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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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테무 등 中 영향력 커지자 네이버 주가 직격탄
이커머스 부문 성장 둔화 우려에 발빼는 외인·기관
IPO 준비하던 새벽배송 기업도 중국 변수에 긴장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알리익스프레스(알리)와 테무 등 중국 기업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기업공개(IPO)를 앞둔 온라인 유통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당장 이커머스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려 했던 네이버(NAVER(035420))의 주가가 직격탄을 맞은 만큼 예비상장사들의 기업가치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네이버는 전 거래일 대비 1.10%(2100원) 내린 18만8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 호조 및 이커머스를 통한 성장 플랜으로 강세를 보이다 최근 한 달 8.5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858억, 4190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주가를 압박했다.

네이버의 약세는 알리와 테무 등 중국산 직구 플랫폼이 국내에서 점유율을 확대함에 따라 이커머스 부문 성장 둔화가 우려되는 탓이다. 2018년만해도 분기별 1300억원 수준이었던 대(對)중국 직구 시장은 지난해 4분기 1조원을 돌파했으며 미국을 누르고 1위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시장에서는 알리와 테무의 국내 진출이 가속화 중인 만큼 규모가 계속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이커머스 기업의 기세에 증권사들은 네이버의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네이버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되 목표가는 26만원으로 기존 31만원 대비 16%가량 낮춰잡았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에 진출한 중국 이커머스 규모는 2026년 19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네이버와 쿠팡 등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앞으로 나올 실적에서 중국 영향이 제한적임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알리와 테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상장을 준비 중인 유통기업에도 우려의 시각이 향하고 있다. 뜨거워진 IPO 시장 분위기를 타려다 중국 변수에 방정식이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IPO 가능성이 점쳐지는 국내 이커머스 기업은 SSG닷컴과 컬리, 오아시스 등이다. 새벽배송 기반의 신선식품 유통망을 가진 만큼 당장은 경쟁을 피할 수 있으나 알리가 최근 국내 식품업체들과 손을 잡기 시작하며 스펙트럼을 확대하고 있어 안심하기 어렵다. SSG닷컴은 2021년, 컬리와 오아시스는 지난해 IPO를 추진하다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장 일정을 연기하거나 철회한 바 있다.

이해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식품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그나마 중국 이커머스의 등장에도 당분간 버틸 수 있을 것이나 최근 알리가 국내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식품 카테고리까지 확장하는 등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며 “아직 편의성 부분에서 한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압도적인 만큼 단기적인 충격은 없을 것이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부의 규제가 없다면 중국 이커머스의 시장 점유율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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