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조선사인 한화오션이 컨테이너선 수주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접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돈벌이’가 되는 고부가가치 선박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대한민국을 ‘세계 1위 조선 대국’으로 올려놓은 주력 선박이 ‘저가 수주’를 앞세운 중국 품으로 완전히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컨테이너선 수주 영업 중단’을 경영 방침으로 정하고 이를 토대로 올해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영업 중단 대상에는 부가가치가 낮은 디젤 엔진을 장착한 컨테이너선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비싼 메탄올과 LNG 엔진을 얹은 친환경 컨테이너선도 포함됐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 원칙에 따라 사실상 적자가 나는 컨테이너선 수주 영업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라며 “다만 고객사가 LNG 운반선 등과 함께 컨테이너선을 일괄 발주할 때는 건조 여부를 따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컨테이너선은 1973년 설립된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주력으로 건조해 온 선종이다. 하지만 10여 년 전부터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가 저가 수주에 나서면서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적자가 나는 선박이 됐다. 2021년 컨테이너선 20척을 따낸 한화오션이 지난해 한 척도 수주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에는 시황을 보면서 컨테이너선 수주 영업 여부를 결정했다면 올해부터는 아예 안 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은 고부가가치 선박에 올인한다는 전략에 따라 현재 5개인 도크(배를 건조하는 장소)를 수년 내 4개로 줄이기로 했다. 도크를 놀리지 않기 위해 수익성 낮은 선박을 따내지 않겠다는 의미다. 세계 1위인 HD한국조선해양(전체 도크 17개)과 2위 삼성중공업(8개)도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지만, 보유 도크가 많은 점을 감안해 당장 컨테이너선 영업 중단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김재후/김우섭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