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글로벌 큰손' 사우디 국부펀드가 국내 스타트업에 러브콜 보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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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5.02. 오후 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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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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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국부펀드 사나빌, 국내 스타트업 23개 대상 IR
국내 스타트업 벤치마킹과 생태계 육성에도 관심 보여
[파이낸셜뉴스]
지난 1일 서울 광진구 더 라움 펜트하우스에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씨엔티테크가 주도해 진행한 기업설명회(IR)에서 라이언 애비 사나빌 투자담당자(오른쪽 세번째)와 씨엔티테크 관계자들이 벤처스타업 기업들의 IR을 듣고 있다. 씨엔티테크 제공.

'글로벌 큰 손'인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돈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벤처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한다. 그간 사우디 국부펀드가 제 3국가를 통하거나 매칭 펀드 형식으로 국내에 투자를 했던 사례는 있었지만 직접 투자를 추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우리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사우디가 우리 정부의 스타트업 육성 방안을 벤치마킹 삼아 '포스트 오일'에 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동발 벤처투자 붐도 기대할 수 있다.

2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기획자(AC) 업계에 따르면 중동 국부펀드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인 사나빌(SANABIL INVESTMENT) 투자 담당자가 지난 1일 한국을 방문, 국내 스타트업 23개에 대한 투자설명회(IR)을 진행했다.

IR은 서울시가 운영중인 캠퍼스타운 중 한 곳에서 진행됐다.

이번 IR은 국내 최다 투자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AC기업인 씨엔티테크 주도로 푸드테크 등 10개 분야에 23개 유망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사나빌 라이언 애비(Rayan Aebi) 투자담당자는 "씨엔티테크 포트폴리오로 23개 기업을 접했고 씨엔티테크의 투자 및 보육성과를 확인했다"며 "23개 기업 중 투자 가능성이 있는 업체도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투자규모와 시기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에서 섣부른 예단을 막기 위함이다. 지난 2011년부터 10조7000억원을 투자해온 사나빌은 연간 3억달러(4000억원)을 벤처, 성장 자본 및 소규모 인수를 포함한 민간 투자에만 집중 투자하는 투자사로 알려져있다.

사나빌은 직접 투자 못지 않게 국내 스타트업 육성 방법에도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그만큼 국내 벤처 창업 생태계가 잘 이뤄졌다는 점이며 사나빌이 미국을 제치고 한국을 먼저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라이언 애비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는 포스트 오일에 대비하기 위해 분주하고 네옴시티 역시 그 중 하나"라며 "창업 에코시스템(생태계)를 조성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기업을 키우기 위해 준비중이며 한국이 가장 모범적이라서 벤치마킹을 위해 방한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현재 중동에서는 먹거리와 게임, 메타버스·가상현실(VR) 등을 포함한 디지탈트윈 기업들에 관심이 크다"며 "제조기반 중에서도 선박 발주와 요트가 많아 마린 분야 관련 기업에 관심도 크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나빌의 행보는 국내 스타트업계에겐 가뭄 속 단비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로 중기부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신규 벤처투자금액은 8815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2214억원) 대비 60.3% 감소했으며 신규 투자 건수도 같은 기간 1520건에서 885건으로 41.8% 줄어들어들었다. 국내 VC업계 관계자는 "자금력이 풍부한 중동에서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며 "이번 사나빌의 투자 추진은 이영 중기부 장관이 중동 국가를 방문하는 등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사우디에 제대로 홍보한 역할도 컸다"고 전했다.

한편, 사우디는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한국을 방한한 뒤 경제 협력이 물꼬를 트며 에쓰오일에 9조원 넘는 투자가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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