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홀린 매운맛…라면株 펄펄 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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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2.15. 오전 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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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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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매운맛'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K-라면. 한국 라면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관련 기업 주가도 활활 타오르고 있다. 증권가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라면주(株) 상승 랠리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양식품 주가는 지난해 2월14일부터 이날까지 1년 동안 40.28% 상승했다. 농심, 오뚜기 역시 같은 기간 6.56%, 3.18% 각각 올랐다.

라면의 전 세계적 인기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2015년 유튜브 '영국남자' 채널에서 '극강의 매운맛'을 내는 한국 라면으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소개된 후 전 세계인들이 한국 라면을 찾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680억5648만원이었던 국내 라면 수출액은 12월 911억9904만원까지 증가했다.

최근에도 K-라면의 질주가 계속된다. 지난달 25일 일본에 출시된 삼양식품의 '야키소바 불닭볶음면'은 초도 물량 20만개가 2주만에 모두 판매됐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지난 13일 삼양식품 주가는 6.97% 상승했다.

증시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라면주는 지난해부터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다. 소맥, 팜유 등 원부자재 가격이 뛰면서 기업들은 원가 부담으로 라면 가격을 줄줄이 인상했다. 지난해 9월부터 농심이 라면 주요 제품 출고가를 평균 11.3% 올렸고 다른 업체들도 뒤이어 인상했다.

현재 원부자재 가격이 하향 안정된 상태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미국 소맥 선물가격은 부셀당 7.9달러다. 지난해 3월 최고점 14.25달러보다 40% 하락했다. 원부자재 투입 시차가 2개월 정도 발생하나 앞서 인상한 라면 가격 덕분에 기업들 이익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큰손 투자자인 국민연금은 일찍이 라면 기업 주식을 사들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6월 삼양식품 지분율을 처음으로 5% 이상 늘렸고 지난달엔 10.12%까지 확대했다. 농심 지분율도 지난해 9월 11.84%에서 12월 12.22%로 늘렸다.

전문가들은 라면주의 장기적인 우상향을 기대한다. 해외 법인 확대로 실적이 성장하고 K-콘텐츠 시장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다만 기업별 해외 수출 비중을 따져보고 투자에 나서라고 조언했다. 오뚜기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해외 수출 비중은 10% 안팎이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문화 콘텐츠 소비가 한국 제품 구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보다 다양한 국가, 보다 젊은 세대에 깊게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음식료 업종은 올해 가격 인상이 둔화돼 외형성장이 다소 제한적이나 2분기부터 투입원가가 내려가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마진 스프레드(수익에서 비용을 뺀 값) 개선에 따른 수익 성장이 가장 큰 기업은 농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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