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IB들, 한국에 눈독… 성장산업서 앞서나가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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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욱 뱅크오브아메리카 한국 총괄대표 인터뷰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한국을 주목하는 이유는 바이오, 2차전지 등 새로운 성장 동력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앞서 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각국이 동시다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세계 경제가 한 발 한 발 침체로 다가서고 있다. 침체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시장, 성장세를 이어나갈 기업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이런 측면에서 아시아 국가, 특히 한국과 대만이 내년에 가장 주목받을 것이라는 해외 투자은행들의 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신진욱(50)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한국 총괄대표도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이런 의견을 말했다. 신 대표는 2006년 메릴린치에 입사해 2009년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메릴린치를 합병하면서 17년간 BofA메릴린치에 몸담고 있다. 지난해 한국 총괄대표로 선임됐다.

신진욱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한국 총괄대표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한국을 주목하는 이유는 바이오, 2차전지 등 새로운 성장 동력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앞서 나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운호 기자

“한국 기업 성장 가능성 커… 내년 M&A 시장 주목”

신 대표는 “올해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한국 기업들의 신용 등급을 조정하지 않았다”면서 “한국 기업이 발행한 외화채권도 여전히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잘 소화되고 있다”고 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아직은 훼손되지 않고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년 상반기부터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부터 경기 침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 문제다. 선진국 경기 하강은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에도 직격탄이다. 각 기관들이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는 반도체 경기는 내년 하반기부터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또 중국 산업 생산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차차 반등할 것으로 BofA는 보고 있다.

‘제로(0) 코로나’ 정책을 포기한 중국 경제가 제 궤도에 올라설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한 시각이 상존하고 있는데, BofA는 내년 1월 설 연휴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국민이 대이동하는 설 연휴에 코로나가 잘 관리된다면, 내년 상반기 중 소비가 살아나고 하반기에는 산업 생산도 고개를 들 것이라는 기대다. 신 대표는 “한국 기업들이 다가올 침체기에 얼마나 잘 대처하고 버티느냐에 따라 내년 기업 신용도 상황도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해외 기관, 투자은행들은 긴 안목에서 한국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신성장·친환경 산업 분야 자금 조달 시장이나 주식 발행, M&A(인수·합병) 시장 등을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성장하는 기업은 투자가 계속 필요할 것이고, 구조 조정에 나서는 기업들은 비(非)핵심 부문은 팔고 핵심 부문은 사들이는 M&A 활동이 내년에 활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국내 M&A 시장의 인수 금융도 고금리 여파로 위축됐다. 신 대표는 “인수 금융 시장도 내년부터는 점진적인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고 했다.

투자은행 부문 점유율 1위 등극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미국 최대 소매은행이자 종합 금융그룹이지만, 미국 밖에서는 개인 대상 소매금융은 하지 않고 기업금융만 전문으로 한다. 세계 투자은행 중 JP모건에 이어 시가총액 2위(20일 기준 2582억달러)다. 한국에는 1967년 체이스맨해튼은행(현 JP모건체이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씨티은행 등과 함께 한국에 진출했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M&A·인수금융·DCM(채권발행시장)·ECM(주식발행시장) 등을 합친 IB(투자은행) 부문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 서울지점이 씨티나 골드만삭스 등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5위에서 4계단 도약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K뱅크나 토스 자금 조달을 주관했고, 올해는 최대 기업공개(IPO)로 기록된 LG에너지솔루션 공동 대표주관사 자리를 따냈다. 이 밖에 국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의 두산공작기계 매각, 베인캐피털의 제약사 휴젤 매각,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매각 등도 주관했다.

신 대표는 ‘지속가능 금융’ 부문에서도 한국에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올해 회사 아시아 본부가 발행을 주관한 아시아 전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의 40%가 한국 기업이 발행한 물량일 정도로 ESG 관련 금융 사업이 활발하다”며 “이 부문에서도 한국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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