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계열사 앞다퉈 사업 확장
LG는 평택에 충전기 생산라인
LS·GS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2030년 세계시장 410조 규모로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을 잡기 위한 SK그룹과 범(汎) LG그룹 간의 경쟁이 배터리에서 전기차 충전 솔루션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는 만큼 '미래 주유소' 주도권 확보를 위한 두 그룹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20일 전기차 초급속 충전기 전문업체인 SK시그넷이 영국에서 지난해 12월 100억원 규모의 첫 수주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SK시그넷은 SK㈜가 지난 2021년 4월 글로벌 전기차 충전기기 제조사인 시그넷브이를 2930억원에 인수하며 SK그룹에 편입됐다. 미국 내 전기차 초급속 충전시장 점유율 1위로, 최근에는 유럽으로의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번 수주를 시작으로 유럽 내 전기차 보급 확산을 주도하는 독일,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 주요 5개국을 타겟으로 영업 활동과 사업 파트너 발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SK그룹은 지주사가 투자하는 SK시그넷 외에도 주요 계열사들이 잇달아 전기차 충전 사업을 신사업으로 설정하고 다양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월 국내 전기차 완속충전 사업자인 에버온에 1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해 2대 주주로 올라섰으며, 같은 해 말에는 급속충전기 운영 기업인 에스에스차저에 대한 인수 작업을 완료했다.
SK E&S는 지난해 3월 미국 전기차 충전업체인 에버차지의 지분을 인수하고, 지난달에는 미국 렌터카 업체와 협업해 휴스턴 국제공항에서 대규모 EV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운영을 시작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자회사인 파킹클라우드를 활용해 전국 50여개 주차장에서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시작했다.
LG전자를 비롯한 LG그룹과 LS, GS그룹 등 이른바 '범 LG가'도 전기차 충전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연말 조직 개편을 통해 'EV충전사업담당' 조직을 신설하고, 최근 경기 평택시 LG디지털파크 내 전기차 충전기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지난달 말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ISE 2023에 전기차 충전 솔루션 전시 공간을 따로 구성해 제품과 솔루션을 소개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지난해 6월 전기차 충전기 전문 업체인 애플망고 지분을 인수하며 GS그룹과 손을 잡았다. LG전자가 전체 지분의 60%를 인수하며 최대주주가 됐으며, GS에너지가 34%, GS네오텍이 6%를 차지했다.
GS에너지는 같은 해 11월에는 전기차 충전서비스업체인 차지비 인수를 결정하고 최근 이 회사를 계열사로 편입하며 충전 서비스 사업 규모를 더욱 키웠다.
지난해 전기차 충전 계열사 LS이링크를 출범한 LS그룹도 올해 본격적인 신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최근 ㈜LS와 E1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LS이링크에 각각 25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렇듯 대기업들이 전기차 충전 시장에 본격적으로 투자를 진행하는 것은 시장 성장성 때문이다. 특히 SK그룹과 LG그룹의 경우 그간 전폭적인 투자를 통해 그룹 중심 사업으로 떠오른 전기차 배터리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이와 관련, 독일의 컨설팅 회사인 롤랜드버거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충전 시장 규모는 올해 550억달러(약 70조원)에서 2030년에는 3250억달러(약 410조원) 규모로 대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