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통형’이 배터리 업계 효자로 등극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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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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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삼성SDI 실적 강세…원통형 견인
외면 받던 ‘원통형 배터리’ 테슬라 덕에 부활
완성차업계, 잇따라 ‘원통형 배터리’ 채택
삼성SDI 프리맥스 원통형 배터리 ⓒ삼성SDI
[데일리안 = 오수진 기자]

각형, 파우치형 배터리에 밀려 기를 펴지 못하던 원통형 배터리가 부활했다. 원통형 수요가 늘어나면서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국내 배터리사들의 실적을 톡톡히 견인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의 올해 3분기 실적도 원통형 배터리가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은 5291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삼성SDI의 3분기 영업이익도 26.27% 증가한 4716억원으로 추정된다. 원통형 배터리 판매 증가가 3분기 실적을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통형 배터리는 말 그대로 생긴 모양을 따 ‘원통형’ 배터리다. 사이즈에 따라 앞에 숫자를 붙여 부르기도 하는데 지름 27㎜, 높이 70㎜의 배터리는 ‘21700’ 배터리라고도 부른다.

원통형 배터리는 크기는 작지만 고용량, 고에너지를 갖고 있어 큰 힘을 낼 수 있을뿐더러, 규격화된 사이즈로 생산성과 경제성이 좋다.

원통형 배터리가 계속 인기를 끌어왔던 것은 아니다. 파우치형, 각형 배터리가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부피를 많이 차지하는 원통형 배터리는 뒤로 밀렸었다. 예를 들어 100개의 각형 배터리가 들어가야 하는 전기차의 용량을 원통형 배터리가 채운다면, 원통형 배터리 개수는 수천 개가 들어가야 한다. 과거 테슬라가 처음 선보인 전기차 모델의 경우, 원통형 배터리가 7000~8000개 탑재됐다.

상당히 많은 양의 배터리가 투입되다 보니 차량 중량이 크게 늘어날 뿐더러, 배터리 관리 측면에서도 부담이 커 초반에는 수요가 제한적이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뽑아내는 생산성은 원통형 배터리가 가장 좋은데 배터리 부피가 커 무게도 많이 나가고 공간을 많이 차지하다보니 전기차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들이 많았다”며 “배터리 안전성을 위해 배터리도 꾸준히 관리를 해줘야 하는데 수천 개에 달하는 배터리를 일일이 관리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기차 선두주자 테슬라가 이를 역이용하면서, 원통형 배터리는 다시 각광받기 시작했다. 차가 무거워진다는 단점을 이용해 전기차의 무게중심을 낮춰 안정성을 높인 것이다.

원통형 배터리 장점을 적극 활용한 테슬라 전기차가 시장에서 주목을 끌자, 완성차업계도 잇따라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전기차 선두주자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니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 트렌드를 유도하는 경향이 크다”며 “처음 테슬라가 ‘4680 배터리’를 언급했을 당시만 해도 긴가민가하던 완성차업계가 이제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 BMW은 2025년부터 뉴 클래스에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할 계획이며, 크로아티아 고성능 전기차 업체 ‘리막(Rimac)’도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하겠다고 나섰다. 이외에도 제너럴모터스(GM), 볼보, 리비안, 재규어 등이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할 전망이다.

수요가 증가하다보니 배터리업계도 발맞춰 더 진화된 원통형 배터리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 오창공장에 4680 배터리 생산라인 증설을 위해 58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삼성SDI는 충남 천안사업장에서 지름 46㎜ 원통형 배터리 파일럿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통형 배터리의 성능이 높아진다면 탑재되는 배터리 개수도 줄어들기 때문에 배터리업계도 계속 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두드러진 단점이 보완된 원통형 배터리가 시장에 나올 경우 더 많은 업체들이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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