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해제에 따른 콘텐츠 판매가 변수"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지난해 10월 19만원이 넘었던 CJ ENM 주가는 현재 9만원대로 반토막이 났다. 하지만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해제 기대감이 나오면서 CJ ENM 주가는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증권업계는 한한령 해제에 따른 콘텐츠 판매 증가로 2023년 실적이 상향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 ENM은 최근 2거래일 동안 주가가 24.4% 상승했다.
이번 주 초로 예정된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가 한국 드라마·영화를 공식 서비스하는 사례가 늘면서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중국 OTT 플랫폼 가운데 하나인 '비리비리'(哔哩哔哩)는 이달 8일부터 우리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1, '유쿠'(优酷)는 12일부터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방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 ENM은 최근 1년 동안 주가가 반토막이 나며 부진을 겪었다. 지난해 10월29일 장중 19만16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 11월4일 장중 7만1600원까지 하락했다.
CJ ENM의 주가 약세는 실적 부진으로 시작됐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1% 감소한 255억원을 기록하며 '어닝쇼크'를 시현했다. 미디어 부문에서 141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한 영향이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음악 부문의 빠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가의 방향성은 티빙과 피프스 시즌이라는 두 자회사의 적자에 포커스를 맞췄다"면서 "피프스 시즌 인수가 발표된 작년 11월 이래로 주가는 지속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내년부터는 사업 효율화에 따른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 한항령 해제 기대에 따른 콘텐츠 판매 증가도 주가 상승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KB증권은 목표가를 10% 상향한 11만원을 제시했다.
안 연구원은 "티빙은 12월 시즌과의 합병을 통해 시즌의 구독자수를 흡수하며 손익분기점(BEP)에 가까워질 것이고, 피프스 시즌도 내년 작품 수를 두 배가량 늘리며 적자 축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 상향은 2023년부터 수익성 중심 운영으로 실적 개선 속도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되어 장기 자기자본이익률(ROE) 상향 조정에 기인한다"면서 "핵심 자회사 티빙은 12월 1일 시즌 합병을 통한 구독자 증가, 콘텐츠 투자 효율화가 이루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음악부문의 성장성은 꾸준하고, 한한령 해제 기대에 따른 콘텐츠 판매가 2023년 실적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