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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테마주의 비극…투자자 현혹 말아야 [기자수첩-금융증권]


입력 2023.02.23 07:00 수정 2023.02.23 07:00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기대·조종으로 뜨고 지는 종목들...작전세력 잔치

거품 빠지고 개인은 손실만...반복 학습 되새겨야

ⓒ픽사베이 ⓒ픽사베이

증시 침체로 수익률을 챙기기 힘들어진 개인투자자들이 ‘돈 되는 곳’을 찾아 각종 테마주에 올라타고 있다. 실적과 상관없이 오른 주가는 언제든지 급락할 수 있다는 게 테마주 시장의 반복적인 패턴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여전히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다.


주식 시장에는 수백 가지의 테마가 있다. 정치나 사회 이슈, 기술 변화에 따라 새로운 테마주가 나타나고 또 사라지길 반복한다. 특히 지금과 같은 횡보 국면에서는 주가도 더 단기적인 움직임을 보일 때가 많다. 짧은 시간 내 수익을 노리는 테마주에 최적의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다.


올해 들어서만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애플페이·증권형 토큰(STO) 등의 테마주가 줄줄이 등장한 가운데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치 테마주까지 활개를 치고 있다. 모든 테마주가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기대감만으로 오른 주가는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모래성과 같다.


특히 테마주는 의도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 시세 조종 세력에 의해 어처구니없이 등장하거나, 비슷한 테마에 끼워 넣어져 뜬금없이 급등하는 종목들이 그 예다. 보통 정치인 테마주에 작전세력이 개입하는 경우가 많아 주가가 급등락하기 쉽다.


테마주에 뛰어든 많은 투자자들은 수년에 걸친 반복 학습을 통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것을 터득했다. 하지만 뻔한 수순임에도 막차만 타지 않으면 수익을 낼 것이란 확신에 찬 투자자들이 아직도 많다. 뒤늦게 상투를 잡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땐 잔치 뒤 청소만 하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실제 테마주 투자 손실은 대부분 개인이 떠안는다.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3월 19대 대선 테마주 224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투자자의 97%가량이 개인투자자였다. 이들은 186개(83%) 종목에서 손실을 봤고 평균 손실액은 계좌당 61만7000원에 달했다.


결국 적기에 매도하지 못하면서 생긴 손실액을 보전하기 위해 테마주를 옮겨 다니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세력에 의해 양산되는 테마주에 현혹되는 것은 패배를 부르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투자자들이 과도한 기대를 자제하고 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 흐름에 올라탈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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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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