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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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들이 잇달아 경영진단에 나서며 사업 구조를 효율화하고 있다. 적자를 무릅쓰고 외연 확장에 열중하던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코로나19로 수요가 급증한 ‘집콕 특수’가 끝나고, 자본시장 돈줄도 말라붙으면서 OTT업계가 생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OTT업계에 따르면 최근 디즈니플러스코리아는 직원 일부를 내보내고 이들이 하던 업무를 제3자에 위탁(아웃소싱)하는 방안 추진에 들어갔다. 운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22일부터 약 1주일간 미국 본사와 아태지역본부에서 운영 부문 임원 10여 명이 디즈니플러스코리아를 방문해 운영 효율화를 논의할 예정이다.

디즈니코리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글로벌 및 아태지역 담당자의 방한은 일상적인 업무상의 방문일 뿐, 국내 디즈니플러스 인력 구조조정과는 무관하며, 내부 인력 조정은 계획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디즈니의 다른 관계자는 "일부 인원의 자리가 없어지는 일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디즈니플러스는 한국지사에 '양보다 질, 선택과 집중' 전략을 요구할 전망"이라며 "한동안 서비스 이용자가 확 늘어날 공산은 크지 않으니 먼저 콘텐츠와 서비스 측면에서 질을 높여 '집토끼'라도 지키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기업들도 긴축에 들어갔다. 지난달에는 토종 OTT 왓챠가 만년 적자를 탈출해야 한다며 사업구조 개편을 시작했다. 동영상에서 웹툰·음악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왓챠 2.0’ 구상은 지난 2월 발표 약 6개월 만에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왓챠는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같은 달 KT의 콘텐츠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는 자사 OTT 시즌을 CJ ENM의 OTT기업 티빙에 매각했다.

콘텐츠업계 한 관계자는 “한동안 OTT 시장의 약육강식 구도가 강해질 것”이라며 “수백~수천억원의 ‘계획된 적자’를 감당할 여력이 없는 OTT는 조용히 사라지거나 대형 기업의 인수합병(M&A)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선한결/고윤상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