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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었습니다. 한 남자분이 사무실로 오셔서 바닷가에 집터를 구해달라고 하셨어요. 마침 받아두었던 적당한 물건들도 있어서 화면상으로 보여드리면서 설명을 드렸습니다. 어느 정도 크기를 원하시는지, 어떤 그림을 원하시는지를 물어가면서 꽤 오랜 시간을 설명했던 것 같아요. 몇 가지를 보여드렸는데, 아까 봤던 물건을 다시 한번 보자고 하시더라구요.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으신 것 같아서 주변지역을 포함해서 조금 더 자세히 설명을 드렸습니다. 솔직히 다른 데서 보고 왔는데 설명을 들으니 더 눈에 찬다고 하시더군요. 그 업소는 원래 처음 물건이 나온 곳이었습니다. 잠깐 고민이 됐어요. 공동중개를 해도 되겠지만, 뻔히 아는 얼굴에 아는 사이인데 하겠다고 모여서 만나면 괜히 어색할 것 같았거든요. 가격 이야기와 자세한 사항을 물어오시길래 먼저 보고 온 사무실을 통하는 것이 빠를 것 같다고 안내해드렸습니다. 쓸데없이 방해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었어요. 손님분도 마음에 드는 물건을 잘 사시고, 그 중개업소도 거래를 잘 성사시킨다면 기분 좋은 일이니까요. 그렇게 좋게 이야기를 잘 마치고 손님분은 돌아가셨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그 손님분이 다시 사무실로 방문을 하셨어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물건을 사러 다시 그 부동산으로 가셨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가격 절충 이야기를 하면서 실제 매수 의사를 보였더니 집주인분이 물건을 거둬들인 모양이었어요. 제가 뭐라고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딱히 도와드릴 방법도 없었지요. 그저 종종 있는 일이니 너무 상심하지 마시라고만 위로를 해드렸습니다. 알고 보니 제주도 땅을 사려고 하시다가 이렇게 놓쳐버린 일이 몇 차례 있으시대요. 제주도 땅을 사기가 이렇게 어렵냐면서 이번에도 못 사게 된다면 차라리 다른 지역으로 가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푸념을 하시더군요. 개인적으로도 공감이 많이 가기는 했습니다. 글로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최근 몇 년간 인기가 급상승하다 보니 실제 일반인들이 마음에 드는 땅을 매수하는 것이 그렇게 만만한 일만은 아니지요.
솔직히 생각하고 계셨던 자금 규모 자체도 그렇게 적은 금액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조금 비싸더라도 바닷가가 보이는 조용한 마을 안에 주택지를 찾다 보니 쉽지만은 않았던 거지요. 내일이면 다시 육지로 올라가야 하는데, 하루 사이에 없던 물건을 구하기도 어려워서 그저 그렇게만 이야기를 나누고 뭔가 허우룩한 마음으로 헤어졌습니다.
사실 저도 가끔 그래요. 특히 다른 일이 있거나 한 경우에는 예정에 없이 찾아오시는 모든 분들을 성심성의껏 응대해 드리기엔 시간적, 물리적으로도 어려운 점이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 손님분과는 꽤 긴 시간 대화를 하다 보니, 제주도에 집을 짓고 살고 싶다는 마음이 저에게도 잘 전해져 왔어요. 내가 도울 게 있으면 돕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 만큼요. 그러던 중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왜 마을 안 바닷가 집터에만 집착을 하고 있는가 하고 말이지요. 요구가 구체적인 것은 좋은 일이지만, 거기에만 갇혀 있을 필요는 없잖아요. 우리 지역에는 아주 예쁜 해안도로가 죽 이어져 있습니다. 해안도로는 아무래도 카페나 음식점, 숙박업소 같은 상업시설들이 많이 밀집되어 있는 게 일반적이겠지요? 그런데 우리 지역은 상대적으로 상권 발달도 늦은 편이고, 행정적으로는 오수관 연결이 안 되는 곳들도 있어서 상가건물을 짓기에는 아직 부적합한 곳도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바꿔서 생각하면 상가를 짓기에는 부족하지만, 집을 짓고 살기에는 전혀 모자람이 없어요. 바다가 바로 앞에 있어야 된다면 해안도로 앞만큼 확실한 곳도 없잖아요. 아직 상권이 부족해서 조용하기도 하고, 아마도 당분간은 규제 때문에 무분별하게 개발되기도 쉽지는 않을 겁니다. 그렇게 생각이 들고나니, 다시 한번 물건대장을 훑어보기 시작했어요. 상가용지로는 조금 부족한 물건들로 추렸는데, 바닷가 주택용지로는 너무 훌륭한 물건들이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보고 가셔야 할 땅이 있다고 먼저 연락을 드렸어요. <하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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