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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없는 무선 전기차 충전…현대차, 50조 시장 뛰어든다

이유섭 기자
입력 : 
2022-11-29 16: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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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없이 주차하면 충전
주파수없어 상용화 어려웠지만
정부, 연내 규제개선 팔 걷으며
세계 시장 성장맞춰 기반마련
제네시스, 시범사업 진행중
GV60·GV70전기차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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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기자동차(EV) 무선충전 시장 육성을 위한 규제 개선에 나서면서 한국에서도 무선충전 상용화가 빠르게 진행될 조짐이 보인다.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은 별도 충전 케이블을 조작할 필요 없이 전기차를 정해진 구역에 주차하면 충전되는 방식이다. 향후 자율주행 기술 등과 연계해 차량이 스스로 무선충전기에 자율 주차해 충전하고, 비용은 자동 결제 기능으로 지불되는 등높은 이용 편의성이 기대되는 기술로 꼽힌다.

하지만 그동안 무선충전 용도로 활성화된 주파수가 없어 충전기기 상용화가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디지털산업 활력제고 규제혁신 방안'을 발표하며 연말까지 전기차 무선충전 용도의 주파수(85㎑)를 공고해 기기 상용화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전자파 위해도가 낮은 저출력 무선충전 기기부터 단계적으로 제품별 '기기 인증제도'로 전환해 동일한 기기는 한 번만 인증받으면 이후 별도 설치 허가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현재 글로벌 무선충전 시장은 2030년 유럽·북미·중국 등을 중심으로 성장이 예상되며, 50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레티지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무선충전 시장은 2021년 약 54억달러에서 2030년 약 346억달러(약 47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차량이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기차 확산이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2019년 220만대, 2020년 300만대, 2021년에는 660만대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자동차 시장 내 점유율은 약 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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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무선 충전 시스템의 모습. 【사진 제공=현대자동차그룹】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국·미국을 중심으로 무선충전 시장이 열리고 있다. 중국 지기자동차는 무선충전이 가능한 시스템을 탑재한 L7 모델을 지난 4월부터 판매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6월 지멘스가 미국 무선충전 업체 와이트리시티에 2500만달러(약 330억)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양사는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무선충전 솔루션과 표준 개발 등을 협력할 예정이다. 미국 미시간주에서는 2023년까지 1마일(1.6㎞) 길이의 전기차 무선충전 도로를 디트로이트에 구축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 브랜드 중 하나인 제네시스가 전기차 무선충전 서비스 시범사업을 지난 2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무선충전기는 제네시스 강남·제네시스 수지·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 등에 설치됐다. 롯데·GS 등과도 제휴해 무선충전기 시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제네시스 무선충전 시스템을 이용하면 기본적으로 운전자가 바닥에 설치된 충전 패드(GA-R) 위에 차량을 주차하는 것만으로 충전이 가능해진다. 현재는 GV60와 GV70 전기차 모델로 무선충전이 가능하다.

다만 제네시스가 시범사업을 추진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이 무선충전용 국내 주파수 부재와 허가 방식의 규제였다. 무선충전은 85㎑ 대역 주파수를 사용하는데, 국내에서는 85㎑ 대역이 무선충전용으로 할당돼 있지 않아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시범사업만 가능했기 때문이다.

전기차 유선충전기는 1회 인증 후 별도 테스트와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있으나 무선충전기는 충전기를 설치할 때마다 현장 테스트와 허가를 받아야 한다. 무선충전기 테스트·허가·검사 등에는 7주 이상이 소요되고, 충전소별 테스트를 위한 부대비용은 수백만 원에 달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개인 보유 충전기 수익 사업을 허용한 이후 과기정통부의 주파수 분배와 기기인증제도 도입으로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무선충전 상용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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