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수출 제한 엔비디아 고성능 칩 사용했나?” 美 의회 조사중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4월 17일 10시 48분


美 의회, 딥시크 엔비디아 칩 우회로 들여와 사용 주장…“안보 위협”
“딥시크 사용된 6만개 엔비디아칩 중 2만개는 수출 제한된 칩” 주장
엔비디아에 관련 자료 요청…조사 결과 따라 규제 지침 나올 듯


미국 의회는 중국 딥시크가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을 AI 개발에 사용했는지, 사용했다면 엔비디아가 고의로 제공한 것인지 여부 등을 조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중국의 AI 개발을 막기 위해 엔비디아에 최첨단 반도체 칩에 대한 중국 수출을 제한해 왔고, 이에 엔비디아는 중국용 저성능 칩 H800을 따로 개발해 제공해 왔다. 그러나 의회는 딥시크가 이보다 사양이 높은 엔비디아의 최첨단 칩으로 AI 모델인 ‘R1’을 개발했다고 보고,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1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하원 중국공산당 특별위원회가 엔비디아의 아시아 지역 칩 판매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중국 딥시크에 AI 개발에 필수적인 기술을 고의로 제공했는지, 그 과정에서 국내 규정을 위반했는지 평가하기 위해서다. 미국 의회가 엔비디아의 사업을 조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칩 판매에 대해 어떤 규제를 추가할지 검토하는 시점에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 결과에 따른 규제 방향과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AI 칩이 어떤 국가에 수출될 수 있는지 규정했고 미국 기술을 사용하는 고객들을 공개하도록 요구했다.

위원회는 지난 2월 딥시크가 어떻게 빠른 시간 안에 AI 기술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별도의 보고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보고서는 딥시크가 6만 개의 엔비디아 칩을 사용했는데 그중 2만 개는 중국에 대한 수출이 제한된 칩이라고 주장한다.

위원회는 딥시크와 다른 중국 AI 기업들이 싱가포르의 중개인을 통해 최첨단 엔비디아 칩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본다. 지난 2월 로이터 통신 보도를 인용해 싱가포르 당국이 딥시크에 최첨단 엔비디아 칩을 불법으로 수출한 혐의로 3명을 체포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엔비디아는 싱가포르 발생 매출은 단순히 고객 주소가 싱가포르일 뿐, 실질적인 제품 배송지는 대부분 미국이나 대만이라고 해명했다.

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딥시크가 중국군과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대형 통신사를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했고, 또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 중국 검색 엔진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 빅테크 기업이 만든 사용자 추적 도구를 사용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이로 인해 딥시크의 데이터 수집 시스템이 중국 공산당의 감시와 통제 역할을 해온 중국 기업들과 얽히게 됐고, 이는 미국인의 민감한 정보에 접근할 위험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엔비디아에 2020년 이후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포함한 11개 아시아 국가에 500개 이상의 AI 칩을 구매한 고객에 대한 세부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이 칩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회사들에 대한 정보도 요구했다.

위원회는 소환 권한을 가지고 있고 엔비디아가 2주 이내 답변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의회는 조사를 시작한 뒤 4개월 후 보고서를 작성하고 청문회를 열기도 한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위원회의 주장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국가 안보 개념의 과도한 확대와 경제·무역·기술 문제의 정치화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사관 대변인 류펑위는 “중국 정부는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법에 따라 엄격히 보호하며, 불법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저장하라고 기업이나 개인에게 요구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다”고 말했다.

딥시크는 엔비디아의 최첨단 칩인 H100보다 낮은 성능으로 설계된 중국 전용 H800 칩을 사용해 ‘R1’ 모델을 훈련했다고 밝혔다. H800은 미국 수출 통제를 준수하도록 개발된 칩이지만, 2023년 바이든 행정부는 이 역시 중국의 AI 개발에 충분하다고 보고 수출을 차단했다.

한편 미국은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용으로 개발한 AI용 반도체 칩인 ‘H20 칩’에 대해 특별 허가 없이 판매할 수 없도록 지난 15일(현지 시간) 규제를 강화했다. 이 칩이 중국의 슈퍼컴퓨터에 사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로 인해 엔비디아가 입은 비용 손실은 55억 달러(약 7조 5000억 원)에 달라고, 이는 1분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