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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블랙호크’ UH-60 성능개량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수리온 앞세운 KAI 제압”

입력 | 2025-04-23 17:22:00

사업 규모 약 9613억 원
UH-60 총 36대 성능개량… 2029년부터 인도
대한항공, 1991년부터 UH-60 130대 생산




UH-60 블랙호크

대한항공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제압하고 우리 군 UH-60 헬기 성능개량사업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해당 사업은 군 차원에서 10여 년 전부터 검토가 이뤄졌지만 수리온을 개발한 KAI가 국산 헬기 대체를 주장하면서 사업 추진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23일 ‘블랙호크(Black Hawk)’로 불리는 다목적 헬기 UH-60 성능개량사업을 수행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방위사업청이 주관한 해당 사업 입찰에는 대한항공이 LIG넥스원, 콜린스에어로스페이스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했다. 사업 규모는 약 9613억 원이다.

UH-60 블랙호크

성능개량사업 대상 UH-60 헬기 대수는 총 36대다. 조종실 디지털화와 엔진, 생존 장비, 통신장비, 창정비 통합, 전력화 지원 요소 등 전 범위에 걸친 성능개량을 목표로 한다.

대한항공은 지난 1991년부터 1999년까지 UH-60을 생산해 총 130대가 넘는 기체를 전력화한 바 있다. 현재까지 창정비와 부분 성능개량 및 개조 등을 수행해왔다. 30년 넘게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 풍부한 기술 데이터 등이 이번 입찰에서 KAI를 압도하는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따라 대한항공은 방위사업청과 기술 및 조건 등 세부사항에 대한 협상을 진행한 후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UH-60 성능개량을 마친 뒤 오는 2029년부터 우리 군에 기체를 인도할 계획이다.

UH-60 블랙호크

KAI의 경우 수리온을 앞세워 130여대 규모 UH-60에 대한 국산 헬기 대체를 추진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태로 10여 년이 지나면서 결국 성능개량 물량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알려진다. KAI는 UH-60 원제작사인 미국 시콜스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 입찰에 참여했지만 이번에 고배를 마셨다. 일각에서는 KAI가 국내 실정에 맞는 UH-60 관련 기술과 경험을 고려하지 않고 원제작사인 해외 기업에 의존하면서 무리하게 입찰을 추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UH-60에 대한 전문 역량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군의 특수작전 수행 능력 향상과 국방력 강화에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