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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카카오에 올스톱…주저앉은 디지털 한국

이재철,황순민 기자
이재철,황순민 기자
입력 : 
2022-10-16 18:07:11
수정 : 
2022-10-19 17:5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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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대한민국` 민낯 드러낸
카카오 서버시설 화재


카카오 주말내내 먹통
완전복구 시점조차 예상못해

경제활동 전방위 타격
정부 유사사고 방치해 화 키워
◆ 카카오 먹통 대란 ◆

사진설명
지난 15일 경기도 분당 SK C&C 데이터센터 내 화재로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이 이틀째 먹통이 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메신저 앱 카카오톡 이용자는 물론이고 카카오택시 카카오페이 등 주요 서비스에도 동시다발적 장애가 일어나 전국에서 주말 내내 커다란 혼선과 불편이 잇따랐다. 특히 화재 발생 2시간 만에 큰 불길이 잡혔지만 시스템 장애 복구작업에 대한 이용자 고지가 지연되면서 디지털 강국을 자부해왔던 우리나라의 민낯이 고스란히 노출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소방당국과 SK C&C, 카카오 발표를 종합하면 15일 오후 3시 33분께 SK C&C 데이터센터 지하 3층 전기실에서 화재가 났다. SK C&C가 안전상 이유로 데이터센터 전원을 차단하면서 서버를 임대해 쓰는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가 먹통이 되는 현상이 빚어졌다. 카카오는 특정 데이터센터 한 곳에 서버를 집중하고 백업 시스템도 제대로 가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비스 불통에 따른 비난과 더불어 막대한 경제적 피해까지 속출돼 법적 공방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화재가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났지만 서비스 완전 복구 시점을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양현서 카카오 부사장은 이날 "원래는 20분 내 복구하는 것이 매뉴얼이지만 서버 손실량이 워낙 크다"면서 "카카오톡 서비스 등이 완전히 복구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더 걸릴지 정확히 말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화재가 난 데이터센터에는 네이버 서버도 있었지만 서비스 복구가 비교적 빨랐다는 점에서 카카오 측의 부실한 대응이 더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카카오 측은 시스템 장애가 발생한 이후 이용자에게 즉각 공지하지 않아 피해와 혼란을 더 키웠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카카오는 15일 오후 3시 52분 트위터 내 공식 계정을 통해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은 현상이 있어 긴급 점검 중"이라고 공지했다. 트위터에만 내용이 게재되면서 이를 접하지 못한 카카오 이용자들은 대혼란을 겪었다. 특히 카카오는 오후 8시쯤 뒤늦게 "전원 공급 재개 시 2시간 내 서비스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발표해 또 다른 혼란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는 이번 사태에 대해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주장했지만 단순 화재로 서비스 먹통 사태가 오랜 시간 지속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있다.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지 않는 카카오가 다른 업체보다 신중하게 백업망을 운영해야 하지만 특정 데이터센터 내 서버에 과도하게 의존하면서 위기대응 시스템 관리에는 소홀했다는 것이다. 국내 데이터센터 설계 관련 전문가는 "자체 인터넷 데이터센터(IDC)를 확보하지 않은 기업은 위기대응 매뉴얼을 만들고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현저히 떨어진다"며 카카오 먹통 사태가 사실상 '총체적인 인재'라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뒷북 대응'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로서 일상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막중한데도 이번에 초래된 먹통 사태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정부 차원의 대응 시스템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카카오톡은 올해에만 벌써 6차례 서비스 장애가 일어났지만 정부 차원의 특별한 제재 조치는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매우 무겁게 느낀다면서 부처 차원의 대응을 주문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방송·통신 재난상황실을 이종호 장관 직속 방송·통신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했다.

[이재철 기자 /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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