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꿈틀대는 미 물가…연준 25bp 인상 나서나(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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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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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CPI 물가 전년비 6.0%↑
예상 부합한 가운데 근원물가 급등
연준, 이번달 25bp 금리 인상할듯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꿈틀대고 있다. 지난달 에너지 물가가 주춤하면서 소비자물가가 다소 둔화했지만, 서비스 물가는 계속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번달 25bp(1bp=0.01%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데 기우는 분위기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지난 7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


CPI 물가 6%↑ ‘예상 부합’

1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올해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0%를 기록했다. 직전 월인 올해 1월(6.4%)보다 낮아졌고,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6.0%)와는 같았다. 지난 2021년 9월 이후 가장 적게 상승했다. CPI는 지난해 6월 9.0%를 정점으로 하락세를 타고 있지만, 아직 목표치(2.0%)보다는 한참 높은 상태다.

전월 대비 CPI는 0.4% 올랐다. 올해 1월 0.5%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소폭 둔화했다. 이 역시 예상치(0.4%)에 부합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5.5% 올랐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0.5% 뛰었다. 시장이 당초 예상한 수치는 각각 5.5%, 0.4%였다. 실제 지표는 월가 예상을 약간 웃돈 것이다. 근원물가는 변동성이 큰 품목을 빼고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 주목 받는다. 근원물가는 지난해 9월 6.6% 이후 조금씩 떨어지고 있지만, 헤드라인 물가보다 낙폭이 더 작다.

지난달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서비스 부문이었다. 특히 주거비(shelter)는 전년 대비 8.1%, 전월 대비 0.8% 각각 올랐다. 주거비는 월세, 주택담보대출 등 부동산과 관련한 모든 비용을 포함한 수치다. 주거비 지수 내에서 임차인(Rent of primary residence)과 자가 소유자(Owners’ equivalent rent of residences)는 각각 0.8%, 0.7% 급등했다. 주택 분야의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수치다. 이외에 교통서비스는 한 달 전보다 1.1% 뛰었다. 에너지 서비스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는 0.6% 오르며 전월(0.5%)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서비스 부문에서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을 아직 볼 수 없다”고 강조해 왔는데, 이번 보고서에서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다만 에너지 물가는 하락했다. 휘발유 가격은 1.0% 상승했지만, 전기 같은 에너지 서비스 물가가 한달새 1.7% 급락하면서 에너지 물가 전체가 0.6% 하락했다. 또 신차 가격은 0.2% 오르는데 그쳤고, 중고차 가격은 무려 2.8% 빠졌다.

연준, 이번달 25bp 인상하나

시장은 예상에 부합한 인플레이션 지표가 나온 이후 이번달 25bp 인상에 기울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이날 오후 현재 연준이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25bp 올릴 확률을 79.7%로 보고 있다. 전날 65.0%보다 높아졌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후폭풍이 조금씩 진정 기미를 보이는 와중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를 웃돌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읽힌다. 이날 보고서는 FOMC 전 마지막으로 나온 주요 물가 지표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0.5%의 근원물가를 거론하면서 “아직 인플레이션이 뜨겁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일각에서 나오는 금리 인상 중단론에 대해서는 “금융 안정 위험을 악화시킬 것”이라며 “추후 더 빠르게 큰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달 적어도 25bp는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뉴욕채권시장은 이같은 관측을 반영했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3.399%까지 치솟았다. 전거래일 대비 36bp 이상 오른 수치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687%까지 올랐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CPI 보고서를 두고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들이 월말에 더 숨 쉴 공간을 갖도록 비용을 낮추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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