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AI 서버 '잘 식혀야' 비용 아낀다...삼성전자가 주목한 '액침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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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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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업체 기가바이트의 단상 액침냉각 기술. (사진=기가바이트)
액침냉각 기술이 폭발적인 인공지능(AI) 수요의 증가와 함께 차세대 냉각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특수 액체로 채워진 수조에 서버를 담가 열을 식히는 액침냉각은 효율과 비용 측면에서 기존 냉각 방식을 대체할 기술로, 서버 온도 관리가 중요한 데이터센터 기업이나 서버 제조사가 도입을 서두르는 추세다. 삼성전자 같은 반도체 제조사 역시 특수 용액에 빠진 반도체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호환성을 개선하고 최적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액침냉각은 서버를 전기가 흐르지 않는 비전도성 기름에 담가 열을 흡수하는 기술이다. 차가운 바람을 서버 내부에 불어넣어 뜨거운 공기와 순환시키는 공랭식은 특수 공조기가 필요하고 팬이나 압축기 등 전력 소모가 큰 부품이 필요하지 않아 운영 비용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서버를 아예 액체에 집어넣는 만큼 칩 위에 냉매를 흘려 열을 흡수하는 수랭식과 비교해 온도를 더욱 빠르게 내릴 수 있다.

액침냉각이 주목받는 이유는 고성능 서버의 등장에 따른 전력 수요의 확대다. 대규모 연산을 담당하는 AI 서버는 전력 사용량이 많다.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공랭식 냉각만으로 열을 식히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공랭식 냉각은 큰 비용이 들기 때문에 규모를 더 확대하기에도 부담이 크다.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체 전력의 40% 이상이 냉각시스템에 투입되고 있다.

액침냉각은 주로 두 가지 방식이 개발되고 있다. 단상은 서버에서 나오는 열로 뜨거워진 액체를 빼낸 다음 다시 냉각해 주입하는 방식이다. 2상은 끓는 점이 낮은 액체를 활용해 액체가 서버의 높은 온도로 인해 증기로 변하면 이를 다시 액화시켜 냉각에 활용한다.

다만 서버를 수조에 넣어야 해 데이터센터 설계를 변경해야 하고, 대형 액체 탱크가 필요하다는 점은 액침냉각 적용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액침냉각은 아직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았고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도 아니기 때문에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며 "서버용 반도체는 특히 품질과 신뢰도를 신경써야 하는데, 액침냉각은 반도체를 액체에 담그는 방식이라 최적화에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직접 액침냉각 기술을 개발하거나 설치하지는 않지만, 자사 D램이나 낸드플래시가 액침냉각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작동하도록 최적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는 액침냉각 환경에서의 메모리 성능과 호환성에 대한 검증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메모리 테크 데이'에서도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의 열 관리 기술로 액침냉각이 소개됐다. 고성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성능 개선과 데이터센터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SSD에서 발생하는 열을 관리하는 일이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자사 SSD의 방열 설계의 최적화와 동시에 데이터센터 수준에서는 액침냉각 기술이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성훈 삼성전자 솔루션개발실 상무는 "우리 목표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향후 몇 년간 액침냉각에 최적화된 완벽한 SSD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용 냉매를 제조하는 화학 기업을 비롯해 데이터센터 설계·시공사, 서버 위탁생산(ODM) 업체들도 액침냉각 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SK엔무브와 삼성물산 등이 개발에 뛰어들었다. SK엔무브는 자체적인 냉각유 기술을 기반으로 SK텔레콤과 협력해 액침냉각 솔루션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국내 액침냉각 전문기업인 데이터빈과 손잡고 자체적인 솔루션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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