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창업은 친구 같은 존재다. 보통은 무심코 지나가겠지만, 내겐 모든 길이, 모든 골목이, 모든 건물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공사 중인 곳을 볼 때면 여기에 어떤 가게가 들어올지 호기심이 생기고, 만약 그 공간에 내가 가게를 차린다면 무엇을 할지 상상한다. 좋은 자리라면 저곳에서 무엇을 할지 궁리하고, 좋지 않은 자리는 그곳에 가게를 낼 주인이 어떻게 운영할지 걱정이 앞선다.
〈나를 창업으로 이끈, 작은 성공의 맛〉 중에서

가게 선정을 위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신용산에서 발길이 멈췄다. 국방부, 아모레퍼시픽, LS 등의 대기업 외에도 작은 회사들 이 많이 몰려 있었다. 비록 이곳이 핫플은 아니었지만, 나는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동네에서 사랑받아야 성공한다〉 중에서

식당은 동네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야 오래갈 수 있다.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도 중요하지만, 주변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사랑받지 않으면 장수할 수 없다. 나는 수많은 생각 끝에 진짜 내 손님에게 집 중하자고 결심했다. 주변 직장인들이 적당한 가격, 괜찮은 맛으로 ‘일주일에 한 번은 찾을 수 있는 식당’을 만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점심 메뉴를 인정받아야 했다. 점심 이 성공적이면 저녁도 활성화될 수 있고, 저녁이 활성화되면 외부에 서도 찾아올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동네에서 사랑받아야 성공한다〉 중에서

이제 막 시작하는 자영업자가 대기업이나 장사 잘되는 경력 많은 자영업자와 경쟁해서 이길 수 있을까? 당연히 경쟁이 되지도 않거니와 경쟁할 수도 없고, 경쟁하려고도 하지 말아야 한다. 대신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남을 다른 무언가를 생각해야 한다. 나는 그 해결 방안이 ‘가치소비’라고 생각한다. 가치소비란 내가 좋아하는 것, 내 만족보다 높은 것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합리적인 소비를 말한다. 물론 가치소비가 외식업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환경보호를 생각하는 패션,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코스메틱, 아동 노동을 사용하지 않고 여성의 인권을 보장하는 공정무역 커피 등 분야마다 창업자의 신념에 따라 다양한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요리는 경험과 기억의 결정체다〉 중에서

나는 아주 사소한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길을 걷다 발 견한 탄산음료 박스나 컬러감이 예쁜 플라스틱 의자, 칠이 곧 벗겨 질 듯한 낡은 간판, 교통 안내 표지판이나 픽토그램 등에서도 영감을 얻는다. 맛있는 요리나 색다른 요리를 만나면 사진을 찍고, 산책을 하거나 차를 타고 가다가도, 길을 걷다가도 문득 내 마음을 툭 건 드리는 곳이나 독특한 장면이 눈에 띄면 휴대전화를 꺼낸다. 그렇게 찍은 사진이 15만 장이 넘는다.
〈아이디어 모으고 확장하기〉 중에서

많은 사람이 창업할 때 트렌드를 먼저 생각한다. 사람들이 하이볼을 좋아하니 ‘나도 하이볼 바를 창업해볼까?’, 탕후루가 유행하니 ‘탕후루 가게는 어떨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나는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을 소비자들이 좋아할 것인가’, ‘소비자들이 좋아하 도록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한다. 만약에 내가 프렌치나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열고자 했다면, 유럽 여행에서 가족이나 연 인과 함께했던 기분 좋았던 시간의 역재생에 대한 고민으로 출발했을 것이다.

〈전국 맥주 판매 1위, 10평짜리 매장〉 중에서

꺼거는 적어도 50년 이상 된 옛날 건물이었다. 오랫동안 추어탕을 팔던 공간이었는데, 가게 내부를 철거하자 근사한 천장의 목조 기둥이 드러났다. 그것을 보자마자 무조건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을 주고도 만들 수 없는, 나무에서 오는 아릿한 감성이 나를 사로잡은 것이다. 하지만 기둥이 드러난 채로 천장을 뚫어놓으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초짜 사업가는 알지 못했다.
〈감도 높은 인테리어의 탄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