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5만전자…실적 우려 속 감산 기대도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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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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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거래일보다 1.36% 올랐지만 5만9800원
1Q 영업익 전망치 2.1조…일각선 '1조원 미만' 우려
"부진한 실적 내고 감산 대열 동참 가능성" 기대
1월 기대→실망 재연 우려…신중한 대응 목소리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005930)가 다시 ‘5만전자’에서 오락가락하고 있다. 증권 전반의 투자심리가 가라앉은 가운데 실적 우려까지 싹튼 탓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낸 후, 본격적인 ‘감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고 있다.

[이데일리 김다은]


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800원(1.36%) 오른 5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거래일 연속 ‘5만전자’다.

지난 1월 27일 6만4600원에 이르던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과 부진한 실적전망 속에 6만원대를 내주고 있다.

1분기 실적 전망은 어둡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1893억원이다. 한 달 전(2조2406억원)보다 9.56% 줄어든 수준이다. 만일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예상 수준이라면 2022년 1분기보다 무려 84.50% 줄어들게 된다. 그런데 일부 증권사는 영업이익이 1조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마저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력인 반도체가 여전히 재고 소진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반도체 재고는 29조원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생산량을 줄이고 재고평가 손실도 반영해야 하지만, 그렇게 되면 고정비 부담이 더 높아져 칩당 원가는 오히려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결국 반도체 실적의 회복을 위해서는 깊은 적자의 골짜기를 건너야만 하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1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이 호재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있다. 인위적 감산과 거리를 두던 삼성전자도 감산 대열에 동참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삼성전자까지 감산에 나서면 반도체 재고 문제는 빠른 속도로 해결되면서 업황 개선 시점도 당겨질 수 있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수요 성장에 대해 낙관적인 발언은 실제 전망보다는 경쟁사의 추가적인 투자 축소를 유도하기 위한 ‘블러핑(거짓 베팅)’으로 판단한다”면서 “D램 수익성이 역대 최악까지 감소한 상태에서 더 이상의 블러핑은 설득력이 없으며, 삼성전자 역시 감산에 동참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감산 기대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시장 기대치를 37.4% 밑도는 4분기 영업이익(4조3376억원)을 기록했고, 감산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당시 골드만삭스도 “시장 기대치 대비 낮은 실적은 메모리 부문 둔화에 기인하고 메모리 수익성은 금융 위기 이후 저점에 근접했다”며 “삼성전자의 감산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라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 1월 10.31%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8.44%)보다 더 가팔랐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1월 31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인위적 감산’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당시 주가는 3.63% 하락하기도 했다. 한 대형운용사 운용역은 “감산 기대가 나올 수 있는 시점이긴 하지만, 기대감만으로 투자를 판단하기에는 주식시장 전반의 리스크가 높고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감산 여부와 관계없이 5만원대의 주가는 ‘저렴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는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의 1.2배 수준이기 때문이다. 김동영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는 점진적인 수급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주가가 업황보다 6개월 선행하는 점을 감안하면 하락 위험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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