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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테크

[단독] 오픈AI, 범용 과학AI 만든다

이상덕 기자
이덕주 기자
입력 : 
2024-03-03 17:45:00
수정 : 
2024-03-03 22: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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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난제 풀이에 도전
물리학 교수 채용해 데이터셋 학습
과학계 알파고 탄생 가능성 시사
동영상 서비스 ‘소라’에도 일부 적용
샘알트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출처 오픈AI)

오픈AI가 물리학 난제를 푸는 ‘과학 인공지능(AI)’을 만든다. 구글 딥마인드가 신약 물질을 찾고 설계를 하는 제약 AI를 개발한 적은 있지만, 물리학 난제를 푸는 AI를 만드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22일 복수의 정보통신(IT) 관계자에 따르면, 오픈AI는 물리학 전공 교수들을 데이터 라벨러(Date Labeller)로 채용해 과학 AI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데이터 라벨러는 학습용 데이터를 수집·가공하고 모델 성능을 향상하는 역할을 한다. AI는 오류가 말끔하게 제거된 고품질 ‘클린 데이터’를 학습하면 성능이 극대화되는데, 이 역할을 일반인이 아닌 물리학 교수에 맡긴 것이다. 한 AI 개발자는 “AI가 세계적 석학을 상대로 물리학 문제를 꾸준히 풀다보면, 결국 난제를 스스로 푸는 단계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파고와 같은 세상을 놀라게 한 바둑 AI 역시 이런 방식을 사용했다. 구글 딥마인드가 2015년 선보인 알파고는 수많은 바둑 챔피언과 대국을 두면서 실력을 길렀고, 이듬해는 이세돌 9단마저 꺾었다. 이어 구글은 2016년 바둑 장기 체스를 동시에 둘 수 있는 ‘알파제로’를 내놓았고, 2020년에는 게임 규칙을 전혀 몰라도 바둑 장기 고전게임 보드게임 등 대다수 게임을 인간보다 월등한 실력으로 펼칠 수 있는 ‘뮤제로’를 선보였다.

연도서비스명특징
2016년짐(Gym)AI 개발자를 위한 시뮬레이션 도구
2017년로보스모가상공간 속 대결하는 AI 씨름 로봇
2018년디베이트 게임논리적인 토론을 벌이는 정치 AI
2019년GPT-2인간의 언어를 이해하는 AI
2020년GPT-31750억개 파라미터를 보유한 LLM
2021년코덱스문장을 입력하면 코드를 생성하는 AI
2022년달리2문장을 입력하면 그림을 생성하는 AI
2022년챗GPT자연어를 이해하고 답변하는 챗봇
2023년GPT-4파일 등을 이해·답변 길이 증가
2024년소라문장을 입력하면 동영상을 생성하는 AI
2024년 이후과학 AI과학적 난제를 해결하는 AI

AI가 스스로 게임 규칙과 방식을 익히고 인간보다 월등한 기량을 낸 것이다. 한 관계자는 “물리학 연구진은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원리를 AI에 제공할 수 있다”면서 “오픈AI 내부에서는 이들이 데이터 라벨러로 활동하면서, AI 품질과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AI는 과학 AI 개발에 여부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앞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인텔 행사에 참석해 “개인적으로 AI 적용에서 가장 흥미롭게 생각하는 것은 과학적 발견”이라면서 “AI가 과학을 발전시킬 것이고 인류가 하지 못하던 것을 AI가 하게 해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오픈AI가 공개한 동영상 AI ‘소라(Sora)’에도 일정 부분 해당 기능이 반영됐다. 소라는 최대 1분 길이의 생생한 동영상을 생성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경쟁사 모델이 최장 15초 생성에 그치는데 반해 4배나 긴 것이다. 특히 동영상 AI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일그러짐 없이, 실제 비디오처럼 영상이 생성됐다. 오픈AI는 “물리적 세계를 이해하는 방법을 AI에 학습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대규모언어모델은 패턴을 통해 문장을 생성하지만, 물리적인 법칙은 전혀 이해하지 못 한다.

오픈AI
오픈AI가 공개한 동영상 서비스 ‘소라’. 물리적 현상을 이해해 동영상을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출처 오픈AI)

반면 사람은 공을 하늘로 던지면 땅으로 떨어진다는 사실을 어렸을 때 부터 관찰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있다. 과학 AI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물리적 난제를 스스로 풀 것으로 보인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우주와 같은 큰 세계를 설명하는데 적합하고, 양자 역학은 입자와 같은 작은 세계를 규명하는데 탁월하다. 하지만 서로의 세계를 설명하려면 상호 모순이다. 현재 물리학자는 이 두 세계를 동시에 설명하려는 이른바 ‘양자 중력 이론’을 찾고 있는데, 과학 AI가 이러한 영역에 투입될 수 있다.

오픈AI가 과학 영역에 도전하면서 다양한 AI 결합하는 멀티모달(Multi Modal) 역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오픈AI는 그동안 가상공간 속 로봇을 훈련하는 ‘짐’, 실물 AI 로봇인 ‘로보스모’, 정치 토론 AI인 ‘디베이트 게임’ 등을 만들었다. 이후 오늘날 잘 알려진 대규모언어모델인 GPT 시리즈와 챗GPT, 그림 AI인 달리(DALL-E), 동영상 AI인 소라(Sora) 등을 잇따라 내놓았다.

[이상덕 기자/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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