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태양광 모듈 생산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생산 확대를 추진하는 등 본격적인 추격에 나섰다.

17일(현지시간) 독일 경제기후보호부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에너지 사용량의 45%를 태양광·수소·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통해 확보하기로 결의했다. 2021년 기준 EU 에너지 사용량 중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22%에 불과하다. 목표 달성을 위해 EU는 매년 100GW 규모의 풍력·태양광발전 시설을 새로 지어야 한다. 이는 하루에 축구장 17개 넓이의 태양광발전 시설과 풍력발전기 20대를 설치해야 충당할 수 있는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내 최대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독일도 대대적인 태양광발전 시설 확충에 나서야 한다. 독일은 2030년까지 전력 소비의 80%, 2035년까지 100%를 재생에너지로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독일은 이를 위해 2030년까지 태양광발전 시설 용량을 215GW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재생에너지법에 추가했다. 지난해까지 설치된 태양광발전 시설 용량이 8GW에 그치는 만큼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EU는 이 같은 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태양열에너지를 최대 단일 에너지원으로 키우고 산업 발전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2021년 한 해 동안 EU가 수입한 태양광 패널 중 4분의 3 이상이 중국산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유럽의 '녹색 전환' 꿈을 중국이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단일한 공급망'의 위험성이 커지면서 유럽은 단일 국가에 대한 공급 등 의존 확대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한편 EU 내부에서는 미국이 강력 추진 중인 IRA 산업의 친환경화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럽 자체적으로 재정 투입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박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