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수소는 친환경 에너지 사회로 전환의 핵심 요소로 , 활용할 때 탄소 배출이 없을 뿐 아니라 탄소배출 저감이 어려운 철강, 석유화학, 항공, 해운과 같은 분야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해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렇게 장점이 많지만, 수소는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발생량에 따라 그레이·블루·그린 등 다양한 수소로 구분된다. 물론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 분해(수전해)하여 생산한 그린수소가 궁극적인 해결책이지만 기술과 경제성을 감안하면 많은 도전과제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 입장에서 탄소중립,과 경제성, 안정공급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 과거를 들여다 볼수록, 먼 미래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된다"는 윈스턴 처칠의 말처럼 우리가 세계수준의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원자력을 이용한 수소 활용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원자력은 온실가스 배출 없이 대규모의 전기와 열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와 열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할 수도 있어 원전 강국인 미국, 프랑스, 일본 등 많은 나라가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은 이미 아이다호 국립연구소를 중심으로 4개의 원전을 활용하여 수전해 실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는 EDF사를 중심으로 영국 사이즈웰(Sizewell )원전에 2MW의 수전해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도 진행 중인 기반연구를 '24년까지 마치고 실증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으며, 민간 기업들도 참여 중이다.
특히, 대규모의 재생에너지 개발에 시간과 돈이 소요되는 상황에서 원자력을 활용한 청정수소 생산은 탄소중립의 달성과 미래 에너지 안보를 위해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기술이다. 또한 원자력을 활용 한 청정수소 기술은 원전 해외수출 시 원전 수입국의 수소 정책에 맞춘 비즈니스 모델 개발과 생산된 수소를 한국으로 수입할 수도 있어, 원전 수출과 청정수소 교역기반 구축이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정부는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국내외 수소생산 기반 확보를 통해 안정적인 수소 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인데 원자력도 현실적 대안이라 할 것이다.
지난 5월 부산에서 개최된 '원자력청정수소 국제포럼'에서 미국과 프랑스의 원자력을 활용한 청정수소 개발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미 국제원자력기구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이를 뒷받침하고자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5월 히로시마에서 개최된 G7정상회의에서도 수 소는 미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술 중 하나로 인정되었다. 우리는 이미 원자력과 수소 양측 모두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이를 바탕으로 청정수소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면, 탄소중립과 에너지 자립 뿐 아니라, 수소경제 선도국으로서의 지위와 국제적인 영향력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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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도 세계수소산업연합회(GHIAA)회장 겸 수소융합얼라이언스(H2KOREA)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