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열풍에 'AI 작곡가'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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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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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영역으로 넘어간 AI…구글 '뮤직LM' 발표
대중음악보다 BGM 등 틈새시장 공략 집중
챗GPT 열풍이 부는 가운데 음악 생성 AI가 주목받고 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열풍에 힘입어 AI가 음악, 그림을 창작하는 '생성 AI'가 주목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음악 생성 AI는 배경음악(BGM), ASMR(백색소음)에 쓰이며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생성 AI 뭐길래? 소설 쓰고 코드도 만들어

미국 비영리연구소 오픈AI가 개발한 챗봇 '챗GPT'는 생성 AI(Generative AI)를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생성 AI는 거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해 문장, 이미지, 음악 등 독창적인 창작물을 만들어낸다. 단순히 기존 데이터를 보여주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간 AI인 셈이다.

챗GPT는 단순한 문답에 그쳤던 기존의 챗봇 서비스보다 크게 고도화돼 주목을 받았다. 학술지에 실을 수 있는 논문을 작성하는 등 로스쿨 시험을 통과할 만큼 수준 높은 지성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사람처럼 어색함 없는 문장으로 대화하고 이용자의 요구대로 소설, 시, 노래 가사를 창작하거나 곡의 코드를 구성하기도 한다.

챗GPT가 한층 개선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는 비결은 '초거대 AI'다. AI의 연산능력은 인공신경망 '파라미터(매개변수)'가 많아질수록 성능이 좋아진다. 파라미터는 사람의 뇌로 치면 신경세포를 연결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시냅스'에 가깝다. 

오픈AI의 대규모 언어모델(LLM) GPT-3의 파라미터는 1750억개에 달한다. 챗GPT는 이 GPT-3의 강화 버전인 GPT-3.5를 적용해 만들었다. GPT-4는 파라미터가 100조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GPT-4를 기반으로 업그레이드한 챗GPT는 더 강력한 성능을 갖출 전망이다.

챗GPT에 맞불? 구글 '뮤직LM'

챗GPT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생성 AI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구글은 만들고 싶은 음악을 문장으로 설명하면, 그대로 음원을 만들어주는 생성 AI '뮤직LM' 기술을 지난달 말 발표했다. 단 저작권 문제로 아직 상용화하지는 않고 있다.

구글이 공개한 논문에 따르면 뮤직LM은 장르와 악기를 가리지 않고 이용자의 주문에 따라 30초 분량의 음원을 만들어준다. 예를 들어 "플루트, 기타와 함께 차분하고 진정되는 명상 음악"을 주문하면 요청에 맞는 음악이 생성된다. 

음악 생성 AI 기술은 '뮤직LM'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간단한 멜로디를 입력하면 노래를 만들어주는 '딥컴포저'를, 미국 비영리연구소 오픈AI가 '주크박스'를 출시한 바 있다. 구글은 뮤직LM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셋을 바탕으로 높은 완성도의 곡으로 차별화했다고 설명했다. 

뮤직LM은 28만 시간이 넘는 오디오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소 복잡한 구조의 곡까지 만들어낼 수 있도록 했다.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나 뉘앙스를 파악하는 것을 넘어 사용되는 악기, 속도, 비트까지 지정할 수 있다. 음질은 24khz(킬로헤르츠) 수준으로 CD 스펙인 44.1khz보다 다소 부족한 정도다.

AI 음악, BGM·ASMR 시장 공략

국내에서는 콘텐츠·플랫폼 기업이 AI를 활용한 작곡에 주목한다. 주 수요는 대중음악보다는 배경음악에 집중되어 있다. 시청자들이 소비하는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저작권료에서 자유로운 배경음악의 수요가 늘었고, AI를 활용하면 사람이 작곡할 때보다 저렴하고 빠르게 음원을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엔터테인먼트 기업 CJ ENM은 지난해 AI 기술로 음원을 작곡하는 스타트업 '포자랩스'에 투자한 바 있다. AI가 작곡한 음원을 확보해 방송 프로그램과 콘텐츠에 우선 사용하고, 제작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지니뮤직도 동요, 캐럴, OST에 이르기까지 AI 창작 시장에 도전해왔다. 2020년 초 업보트엔터테인먼트와 사업제휴를 맺고 국내서 처음으로 AI로 작곡한 동요 앨범을 선보였다. 이후 모회사 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드라마 '가우스전자'의 로고송, 스카이라이프TV 예능 '강철부대'의 배경음악도 AI로 만들었다. 

또한 지니뮤직만의 특화 서비스인 ASMR(자율신경 교감 백색소음) 오디오콘텐츠에도 AI를 적극 활용했다. 지난해에는 오뚜기와 공동으로 식욕을 자극하는 이색적인 라면 ASMR으로 눈길을 모았고, AI 음악 생성 스타트업 '주스'를 51억원에 인수하면서 기술력을 더욱 키우고 있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저작권료 때문에 BGM을 편하게 사용하기 힘들어했던 기업들이 AI를 활용해 효율적인 비용으로 다양한 음악을 서비스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 대중음악으로도 많이 진출하겠지만, 먼저 BGM을 비롯한 틈새 시장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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