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 터빈 한두 개로 이뤄진 기존 양수 저장장치와 달리 150㎿ 규모 6개 터빈으로 구성돼 있고, 특히 최신 기술인 가변속 기능을 갖춰 전력 저장과 출력에 유연성을 극대화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유연성을 바탕으로 하루에 1회 충전과 방전을 수행하는 기존 정속 양수 저장장치와 달리 시장 상황에 맞춰 하루에 평균 5~6번 충전과 방전을 하고 있으며, 어떤 날에는 10번 충전과 방전을 수행했다. 양수 저장장치가 가장 훌륭하게 제공하는 2~4시간 이상의 장주기 전력 저장장치 역할을 20시간까지 충실히 수행하면서, 더더욱 놀라운 것은 반응 속도가 매우 빨라 초단주기 저장장치로서 주파수 조정용 시장에도 적극 뛰어들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가변속 저장장치의 최근 기술은 출력뿐만 아니라 저장에서도 속도, 즉 결국 용량을 유연하게 변화시켜 저장과 출력을 수행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NDD 양수 저장장치는 기본적으로 전력 도매 요금이 저렴할 때 전력을 충전했다가 전력 도매 요금이 비쌀 경우 판매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특히 유럽 전력 시장에서는 재생에너지가 많이 생산되고, 수요가 적을 때 마이너스 가격(Negative Pricing)이 적용돼 발전소가 전력을 만들면서 오히려 돈을 지급하고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NDD 양수 저장장치가 전력을 구입하면서 오히려 보상받는 구조다. 일례로 최근 극단적 경우인 한 일요일에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좋고 수요가 적어 전기 가격이 MWh당 -400유로까지 내려간 적이 있는데, 이때 NDD 양수 저장장치는 원화로 환산하면 kwh당 약 600원을 오히려 받으면서 전력을 구입한 것이고, 그 후 전기 가격(전력 도매 요금)이 정상화됐을 때 제 가격을 받고 팔게 된 것이다. 전력 도매 요금이 250원이었다면 NDD는 1kwh에 850원의 차익을 얻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전력 도매 요금은 최근 평균 160원 정도임을 참고하면 경제적 효과를 알 수 있다. 유럽 전력망의 안정성을 높여 스위스에 전력을 유연하게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면서 상당한 경제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재생에너지가 늘어나면서 NDD 양수 저장장치 역할은 계속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 세계적으로 매우 저렴하면서 100년 이상 장기간 활용이 가능하고 최신 기술 발달로 충전과 출력 조절이 신속하고 용이해진 양수 저장장치 건설이 대폭 확대되고 있다. 출력 조절이 안 되는 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이 많은 국가에서 특히 적극 추진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태양광이 많은 스페인이 대표적이고 영국,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에서 추진되고 있으며, 미국 동부와 서부 지역, 중동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아의 중국과 인도에서 적극 추진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2035년까지 300GW 이상 양수 저장장치 설비를 갖추고자 계획하고 있으며, 인도에서도 2032년까지 18GW 규모의 양수 저장장치 시설이 발주되고 있다.
양수 저장장치가 주는 효과는 상당히 명확해 보인다. 데이비드 빅터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주립대 교수는 최근 연구에서 양수 저장장치의 네 가지 핵심 효과를 제시하면서 캘리포니아가 양수 저장장치를 시급히 확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첫째, 전력 수요와 공급을 조절해주는 효과, 둘째, 송배전 전력망의 추가적인 구축을 줄이고 활용도를 높이는 경제적 효과, 셋째, 전력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 넷째, 전력 공급을 시간적으로 분산해주는 효과를 들고 있다. 이 네 가지 효과는 대한민국에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몇 가지 추가적 효과를 더 기대할 수 있다. 최신 가변속 양수 저장장치를 도입하면서 장주기 저장장치뿐만 아니라 주파수 조정에 도움을 주는 초단주기 저장장치로서 활용이 가능하다.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포집 기능 강화와 방수 처리 등을 통해 물 보존을 가능하게 하며, 산불이 났을 때 긴급한 화재 대응에 사용할 수 있으며, 청평과 무주 양수 저장시설에서 보듯이 아름다운 수자원을 활용해 관광자원으로 거듭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또 양수 저장장치 시설을 지으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는데, 많은 인프라스트럭처가 지어지면서 지역 건설 및 기자재 회사 일감 증가, 지역 보조금 수입 증대, 지역 일자리 창출로 상당한 지역 경제 부양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양수 저장장치가 장점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5~10년 장기간 건설이 소요되고 상당한 초기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큰 시각에서 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이 획기적으로 늘어나는 대한민국에서는 양수 저장장치가 확고한 해결책이므로 친환경적 요소를 적극 고려하면서 양수 발전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
특히 최근 출력 제한으로 소중한 재생에너지가 생산한 전기가 버려지고 있는 제주도와 전남 지역에서는 양수 저장장치 건설이 시급하다. 단기적으로 배터리로 대응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양수 발전이 경제적이면서 효과가 확실한 대안이다.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적극 대응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전력 시스템의 유연성을 높이는 근본적인 전력 시스템 재편 작업이 절실한 시기에 와 있다. 1~2년 안에 전력 시스템에서 정전 등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전문가가 상당히 많다. 큰돈을 들여 송배전망을 대폭 확충하고, 분산 에너지를 활성화하고, 수요 효율화와 수요 관리를 강화하는 등 다양한 개선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데, 우선 효과가 크고 경제적으로 매력적인 양수 발전을 시급히 확대하는 노력이 적극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