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2차전지 산업 성장성 있지만 과열…수익 좇다가 쪽박 찰 수도"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올해 '이차전지(2차전지) 광풍'을 일으킨 주역인 코스닥 상장사인 에코프로(086520)와 그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247540)의 '손바뀜'이 자주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도 코스피 시장 거래대금을 역전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2차전지의 성장성은 인정하지만 과열된 투자 쏠림 현상에 회전율이 높아지면 변동성이 커진다는 점에서 주의를 요구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에코프로에 대한 상장주식 회전율은 440%로 집계됐다. 에코프로비엠은 200%였다. 상장주식 회전율은 거래량을 상장주식 수로 나눈 지표로, 회전율이 100%라는 말은 해당 기간 상장주식 1주가 1번 매매됐다는 의미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거래가 활발하다는 것으로, 지나치게 높을 경우 '단타' 거래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해 말 10만3000원, 시가총액은 2조5966억원이었지만 2차전지 광풍의 중심으로 지목되며 지난 11일 주가 76만9000원, 시총 19조8995억원까지 올랐다. 에코프로의 올해 상승률은 종가 기준 647%까지 상승한 것이다. 일일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1월까지 각 평균 37만6000여주, 438억원이었지만 2월에는 각 180만주, 3691억원, 3월에는 192만주, 7791억원으로 증가했다. 4월에도 더 늘어나며 196만주, 1조2335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에코프로주들과 다양한 2차전지 관련주가 모인 코스닥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코스피 거래량과 거래대금을 앞질렀다. 지난해 12월 코스닥 일 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9만6288주, 5조1221억원이었지만, 상승세를 이어오며 이달 들어 각 15만9502주, 14조929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코스피 일 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지난해 12월 각 4만175주, 6조6458억원에서 4월 현재까지 14만2000주, 12조5971억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에코프로주에 쏠린 관심에 대해 주의를 요구하며 '매도' 리포트가 증권가에서 나오면서 다소 주춤하고는 있지만, 투자자들은 '제2의 에코프로'를 찾으면서 2차전지 관련 사업을 하는 종목 등에 투자하는 모습이다.
최근 코스닥 회전율 상위 50종목에서도 2차전지주들이 상위권 곳곳에 배치됐다. 전날의 경우 대성하이텍(129920)이 170%로 1위에 올랐고, 실리콘 소재 사업을 하지만 2차전지 관련 소재주로 묶이면서 급등한 KBG(318000)가 2위를 차지했다. 6위 소니드(060230), 7위 이브이첨단소재(131400) 등도 2차전지 관련주로 불리며 회전율이 110%를 넘었다.
문제는 회전율이 높은 경우 정점을 찍은 뒤 주가가 빠르게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클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확실한 펀더멘털 조사 등 없이 2차전지 테마주에 대한 수익을 위해 단타 매매를 진행하면서 회전율이 높아졌을 거란 분석이다. 2차전지 산업의 성장성은 모두가 인정하고는 있지만, 주가 상승이 과도하다는 평가가 증권가에서 연달아 나오고 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산업은 성장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의 맹목적인 주가 쫓기는 기업들의 영업 연속성과 상관없이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한국 배터리업체든 소재 업체든 투자자들이 우리가 제시한 전망치를 가지고 기업이 창출할 수 있는 영업가치를 합리적으로 따져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회전율이 급등하거나 많이 오를 경우 주가가 급락하는 변동성을 보인 사례들이 많고, 2차전지 산업 성장성이 뚜렷한 것은 맞지만 과열된 것도 분명하다"며 "수익률을 좇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무리한 투자를 할 경우 '쪽박'을 찰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