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착륙' 차세대 발사체, 주관기업 입찰 초읽기…우주전쟁 임박

입력
수정2023.11.23. 오전 6:17
기사원문
박주평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기술유출 등 논란에 조달청 주관 입찰로 공정성 확보
누리호 경쟁한 한화·KAI 재격돌…대한항공도 입찰 검토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누리호는 2021년 10월21일 1차, 2022년 6월21일 2차 발사가 이뤄졌다. (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23.5.2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달 착륙 등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의 체계종합기업을 선정하는 절차가 이르면 이달 말 시작될 예정이다. 오는 2032년까지 약 2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고 이번 사업을 통해 축적한 기술은 민간 우주발사체 개발 등에도 활용할 수 있는 만큼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한국항공우주산업(047810)(KAI), 대한항공(003490) 등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23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조달청에 따르면 조달청은 이르면 이달, 늦어도 연말까지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 민간 체계종합기업 선정 입찰을 공고할 전망이다.

항우연은 당초 9월에는 체계종합기업 입찰을 공고할 계획이었으나 사업자의 역할과 조건 등을 논의하는 데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항우연 발사체 개발 인력의 민간기업 이직과 기술유출 의혹 등까지 불거지면서 체계종합기업 입찰도 항우연의 자체 조달이 아닌 조달청 주관의 중앙조달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민간 기업으로 이직하려는 직원들이 누리호 개발 등 기술 정보가 들어 있는 저장장치를 외부로 반출했다는 제보를 받아 감사에 착수했고, 관련 연구원들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이에 대전지검 특허범죄조사부(부장검사 김윤용)는 지난달 31일 산업기술보호법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항우연 연구원 4명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대전 유성구 소재 항우연을 압수수색했다.

대한민국 우주개발 역사의 분기점이 될 차세대 발사체 사업에서 불필요한 잡음을 최소화해야 하는 만큼 항우연은 자체 조달 대신 중앙조달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자체 조달은 조직이 직접 공급업체를 선정하고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빠르게 진행되는 장점이 있으나 공급업체 선택과 계약 책임이 공공기관에 있기 때문에 비용과 위험 부담이 높을 수 있다. 앞서 지난해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체계종합기업은 항우연 자체조달 방식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선정된 바 있다.

중앙조달은 조달청이 공공기관의 구매 업무를 대행함으로써 사업자 선정 과정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항우연 관계자는 "사업비가 워낙 많이 들고 공정성과 객관성 이슈도 있을 수 있어 전문성이 있는 조달청에서 진행하는 방식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후보 기업들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사업의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돼 항우연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았고 발사체의 핵심 부품인 엔진 제작 역량도 갖췄다. 누리호 발사 당시 75톤급 액체엔진 등 6개 엔진의 조립과 납품을 총괄했다. 차세대 발사체에 탑재되는 100톤급과 10톤급 액체 엔진은 누리호 엔진보다 개발 난도가 높은 다단연소 사이클 엔진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KAI는 오랜 기간 축적해 온 항공기 체계종합 역량이 강점이다. 발사체는 비행과 공력 제어 등에서 항공기와 유사한 점이 많아 KAI의 기술력이 강점을 발휘할 수 있고, KAI는 총조립과 고난도 구조물 가공 등 기술도 확보했다.

대한항공도 지난달 4일 항우연이 주최한 차세대발사체 체계종합기업 선정 관련 기업체 간담회에 참석했고,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여객·화물 사업 외 별도 항공우주사업본부를 운용 중이다. 현재 항공기구조물·무인기 사업을 영위하는 대한항공은 신사업의 하나로 저비용 소형발사체를 개발 중이며, 향후 우주수송 서비스까지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입찰공고 이후 제안요청서 접수까지 약 40일이 소요되고, 이후 심사를 고려하면 사업자는 내년 초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