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음극재, 전기차 주행거리 확대…2035년 시장 규모 8.8조
SKC,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포스코퓨처엠, LG화학 등 투자 가속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들의 실리콘 음극재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올해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 소재인 음극재는 리튬이온을 저장했다가 방출하면서 외부회로를 통해 전류를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하고 배터리의 수명과 충전 속도를 결정한다.
현재 글로벌 음극재 시장은 천연흑연과 인조흑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은 2022년 기준 2억4100만달러 상당의 배터리 음극재용 인조흑연과 천연흑연을 수입했다. 이 중 93.7%가 중국에서 들여올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다.
국내에서는 포스코퓨처엠만이 유일하게 인조흑연을 생산하고 있어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흑연의 국산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실리콘 음극재가 주목 받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는 배터리의 에너지밀도 및 용량을 확대해 전기차 주행거리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배터리 급속충전속도도 향상된다. 다만 가격이 높고 초기 충·방전 효율이 저하된다는 단점은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실리콘 음극재는 흑연계 음극재에 4~5% 첨가하는 구조로 활용되고 있다. 소재 구조의 안정성을 높이는 기술 개발을 통해 함량은 점차 높아지나 흑연계와 실리콘 음극재가 함께 음극을 구성하는 구조는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리튬배터리 음극재 시장에서 실리콘 음극재 비중이 2030년 7%에 이어 2035년에는 10% 수준까지 커질 것으로 추정했다. 2023년 6억달러(약 9000억원)에서 2025년 19억달러(약 2조5000억원), 2030년 43억달러(약 5조7000억원), 2035년에는 66억달러(약 8조8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실리콘 음극재 사용량은 2030년 15.7만t, 2035년 28.5만t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SKC는 투자사 얼티머스를 설립하고 시생산 라인을 착공했다. 또 올해는 시생산 돌입과 함께 고객사 인증을 진행하며 상업화에 착수한다.
2021년 실리콘 음극재 사업화를 결정한 SKC는 2022년 영국 기술기업 넥세온에 투자하며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지난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는 “시장의 기대가 큰 글라스 기판과 실리콘 음극재를 중심으로 신규 사업도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어 이 사업들이 본 궤도에 오르면 실적 상승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음극재 풀 밸류체인을 구축 중인 포스코퓨처엠은 그룹 내 연구 역량을 결집해 다양한 실리콘 음극재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일부 차량에 탑재되고 있는 SiOx(실리콘 산화물)뿐만 아니라 Si-C(실리콘 탄소 복합체), Pure-Si(퓨어 실리콘)를 개발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LG화학은 기존 음극재에 비해 용량 개선한 퓨어 실리콘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