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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폭풍매수는 23년만"…삼성그룹株 13조 산 외국인

강민우 기자
김금이 기자
입력 : 
2023-05-31 17:41:40
수정 : 
2023-05-31 19:3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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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식 10조원 사들여
외국인 지분 21개월만에 최대
하반기 실적 본격반등 기대감
삼성SDI도 1조 넘게 쓸어담아
업종 가리지 않고 고르게 유입
우량한 재무구조에 높은 점수
사진설명
올해 들어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주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 자금이 2000년 이후 23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를 전날까지 10조261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연초부터 5월 말까지)으로 살펴보면 2000년 순매수 규모인 3조5913억원 이후 최대다. 삼성전자 우선주 역시 3541억원어치를 순매수해 2000년(1982억원)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이 기간 삼성전자에 대해 순매수로 돌아선 것은 2019년(2조9171억원)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은 이 기간 삼성전자를 2020년 7조1050억원, 2021년 10조9242억원, 2022년 5조4720억원 대거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에 올 들어 10조원 넘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되면서 외국인 보유 비중이 1년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30일 기준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량은 52.34%로 2021년 8월 13일(52.6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은 지난해 하반기 49%대로 내려갔다가 올해 들어 50%를 다시 넘어서며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이 경기 침체 우려와 반도체 업황 악화로 삼성전자를 8조7148억원어치 팔아치우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29.64% 급락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감산 발표를 기점으로 주가 반등 속도가 빨라지면서 1년2개월 만에 7만원대를 회복했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주가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삼성전자에도 외국인 투자자금이 밀려들어오는 모습이다.

올해 반도체 부문 대규모 적자로 최악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삼성전자 실적도 올 하반기부터 본격 반등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은 268조원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 영업이익은 9조5000억원으로 78%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메모리 재고 감소와 가격 반등으로 내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 시각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사 목표주가 평균치는 전날 기준 8만2476원으로 3개월 전인 7만7571원 대비 6.3% 올랐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재고는 2분기 정점 이후 3분기부터 본격적인 감소세에 진입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삼성그룹주 전반에 외국인 투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그룹주 23곳(우선주 포함)을 13조304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마찬가지로 2000년(4조4834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삼성전자 다음으로 외국인이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SDI로 1조80억원어치를 사들였고 삼성엔지니어링(3634억원), 삼성생명(307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물산(2233억원), 삼성SDS(2125억원), 삼성화재(2026억원), 삼성전기(1935억원), 삼성증권(1217억원)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고르게 외국인 자금이 들어왔다.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재무구조가 우량한 삼성그룹주에 투자 자금이 쏠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미국 방문이 외국인 자금 유입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 회장이 지난 4월 20일부터 5월 12일까지 22일간 일정에서 만난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등이다.

[강민우 기자 /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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