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실시간 스트리밍’ 업고 유튜브와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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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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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트위치 한국 서비스 종료 앞두고
네이버, 26일 핵심 기능 업데이트
파트너 스트리머 한달새 100명 늘어
향후 네이버 숏폼 ‘클립’과 연계 예상
유튜브 등 빅테크 플랫폼 공세 대응


네이버 검색에서 노출된 치지직 광고. 네이버
글로벌 1위 실시간 스트리밍(개인방송) 플랫폼 트위치가 이달 27일 한국 서비스를 종료하는 가운데 이 시장에 새롭게 진입한 네이버가 주도권 선점에 나선다.

국내 시장을 장악한 유튜브의 ‘약한고리’인 스트리밍 분야를 우선 접수하고, 영상 플랫폼 시장에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겠다는 게 네이버의 구상이다.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란 네트워크를 통해 음성이나 영상을 물 흐르듯 재생하는 기술을 활용해 인터넷으로 송출하는 방송을 의미한다. 방송 주체가 개인인 경우가 많아 ‘1인방송’ ‘개인방송’으로 불리기도 한다.

트위치 한국 철수 앞두고, 치지직 26일 업데이트
25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트위치 한국 철수를 앞두고 이달 26일 자사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의 핵심 기능 업데이트를 실시한다. 이에 따라 △구독 △개별영상후원 △추가 카테고리 탐색 등의 기능이 추가된다.

아울러 네이버가 전속 계약을 완료한 ‘파트너 스트리머’들도 이날부터 정식 활동을 개시한다. 인증 마크를 달고 치지직에서 공식 활동하게 될 파트너 스트리머들은 정식 계약과 파트너 정책에 따라 네이버 플랫폼에서만 방송을 단독 송출할 예정이다.

지난달 17일 2명으로 시작한 파트너 스트리머 숫자는 현재 108명까지 늘었다. 특히 네이버는 경쟁 플랫폼 대비 수익 공유 비율을 높여 자체 팬덤을 보유한 인플루언서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리머들에게 총 50억원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네이버 ‘치지직’의 공격적인 행보는 트위치의 오는 27일 예정인 국내 시장 철수 시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위치 빈자리를 꿰차 단숨에 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 치지직 vs 아프리카TV’ 치열한 경쟁 예고
치지직은 지난해 12월 19일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한달만에 100만명 넘게 사용자가 늘었다. 네이버 내부에서는 지난달 치지직의 국내 MAU를 130만명 수준으로 파악했다. 트위치의 한국 서비스 종료 초기 사용자·스트리머 확보가 관건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트위치는 국내에서 252만명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기록했다. 인터넷 방송 랭킹 사이드 소프트콘 뷰어십에 따르면 지난주(19~23일) 치지직의 최고 시청자수는 18만 4552명으로 시범 서비스 이후 최대치였다. 한주전에 비해서도 7.3%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트위치에서 활동하는 스트리머 규모를 7000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프리카TV와 네이버의 격전이 예고되는 지점이다. 현재 아프리카TV는 사용자·스트리머 규모에서 네이버를 앞서고 있다.

네이버는 트위치 구독 이어가기 서비스를 통해 기존 트위치 이용자 흡수에 나섰다. 구독기간 이어가기 신청을 통해 트위치에서의 구독기간이 합산되고, 팔로우했던 스트리머 리스트가 치지직에 자동으로 추가된다. 네이버는 이달 19일 일반인 누구나 방송을 할 수 있도록 플랫폼도 개방했다.

‘치지직’ 네이버 플랫폼과 시너지 염두...상반기 정식 출시 예상
네이버가 스트리밍 시장 공략에 나선 이유는 네이버 플랫폼내 서비스와 시너지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커뮤니티와 커머스, 간편결제 등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하고, 이용자 유입 확대에 따른 광고 수입 증대 등을 기대하는 것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향후 치지직을 네이버 검색, 게임판, 네이버카페, 클립 등 자사가 보유한 다양한 서비스들과의 연계를 통해 게임 커뮤니티 서비스 본연의 경쟁력을 키워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파악된다. 또 네이버는 1020대 이용자들을 네이버에 오랜 시간 붙잡아두기 위해 스트리밍 사업 진출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의 구동 모습. 네이버
네이버는 베타 서비스 기간을 거쳐 이르면 상반기 ‘치지직’의 정식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이 시점부터 치지직이 네이버 생태계와 본격적으로 연동될 예정이다.

라이브 스트리밍 키워 유튜브에 반격
네이버의 빠른 행보는 해외 빅테크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도 분석된다. 특히 유튜브와의 경쟁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는 쇼츠, 라이브커머스 ‘유튜브쇼핑’ 등 동영상을 기반으로 커머스 영역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는 숏폼 전문 서비스인 ‘클립’이나 네이버쇼핑과 연계한 ‘쇼핑라이브’ 등 동영상 콘텐츠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동영상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유튜브에 비해 열세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네이버는 치지직을 통해 실시간 스트리밍 강자 위치를 굳혀 반격 계기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치지직이 게임 전문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출발했지만, 이후 요리, 음악,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로 주제를 확장한다면 유튜브와 경쟁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예컨대 네이버가 키우고 있는 숏폼 플랫폼 ‘클립’과 치지직의 연계가 예상된다. 이 경우 치지직 스트리머들 영상이 숏폼 클립에서 2차 생산될 수 있어 콘텐츠 ‘화수분’이 될 수 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라이브스트리밍 시장 성장속도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보다 빠르다”면서 “치지직을 클립과 연계하거나, 네이버쇼핑, 페이, 멤버십 등과 연계한다면 더 큰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이 네이버 내부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게임 스트리밍 시장은 빅테크에도 쉽지 않은 사업이다. 앞서 메타(옛 페이스북)2018년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페이스북 게이밍’ 앱을 출시했지만 2022년 사업을 접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인 믹서를 약 4년 만인 2020년 7월 종료한 바 있다. 구글은 2019년 클라우드 비디오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스타디아’를 선보였지만 2022년 서비스를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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