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의 계절 돌아왔는데…배당주, 배당컷 안 당하면 다행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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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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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악재 만난 철강·에너지·운송
영업익 줄며 배당감소 가능성도
‘찬바람 불면 배당주’ 무색해질듯


아침 기온이 영하권에 머문 지난달 29일 서울 세종로사거리에서 시민들이 보행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찬바람 불면 배당주’라는 말처럼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기말배당을 노린 투자에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지만 올 연말은 고배당주들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특히 주요 배당주들이 영업이익 감소, 횡재세 논란에 ‘배당컷(배당금 감소)’ 가능성까지 높아지면서 오히려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고배당50 지수는 최근 한달 2.2% 상승해 같은 기간 0.2% 오른 코스피보다 소폭 나은 수준에 그쳤다.

고배당지수가 기대에 못미치는 흐름을 보이는 것은 지수를 구성하는 주요 종목인 삼성전자, POSCO홀딩스, 기아의 주가 반등이 제한적이었는 데다 금융주 역시 윤석열 대통령의 ‘종 노릇’ 발언과 야당의 횡재세 추진 영향으로 급락한 이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회복이 더딘 탓에 주가 회복 속도가 느리고 기아는 역대 최대 실적에도 미흡한 주주환원책 때문에 주가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POSCO홀딩스는 전기차 시장 둔화에 따른 2차전지 관련 매출 부진 우려에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더 큰 문제는 POSCO홀딩스를 비롯해 작년에 비해 영업이익과 주당순이익(EPS) 감소가 예고된 종목들의 경우 배당컷 우려 마져 제기된다. 특히 올해 중국발 글로벌 경기부진의 영향을 피하지 못한 철강, 에너지, 운송, 화학 등의 경기민감주의 경우 배당컷이 거론되는 종목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POSCO홀딩스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작년에 비해 9.7% 감소하며 주당순이익(EPS)는 16.7% 줄어들 것으로 증권가에서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올해 예상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41.3% 감소, EPS는 58.8% 감소로 나와 배당컷 가능성이 있다.

허석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당기 수익성이 현금배당의 규모를 결정짓는 유일한 요소는 아니지만 수익성의 흐름이나 향후 전망은 배당 규모에 분명히 영향을 끼친다”면서 “상장사들이 배당의 연속성을 유지하려 하더라도 지금처럼 올 4분기와 내년도 이익 컨센서스의 전망이 낮아지는 추세라면 배당컷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배당성향과 순이익, 이익추정치 변화율 등을 통해 예상한 올해 POSCO홀딩스 주당배당금은 1만1235원, SK이노베이션은 558원이다. 이외 HMM의 주당배당금도 작년 1200원에서 올해 631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배당수익률 4%대 고배당주 S-Oil 역시 주당배당금이 5500원에서 올해 2711원으로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S-Oil과 마찬가지로 정유주인 HD현대 역시 작년 고유가로 인한 이익 증가 효과가 사라지며 올해 예상 주당 배당금은 4200원으로 전년 4600원에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팬오션이나 금호석유 역시 올해 순이익이 작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며 배당컷이 현실화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POSCO홀딩스의 경우 작년 홀딩스 출범 이후 3월 첫 주주총회에서 최정우 회장이 배당금 확대 노력을 약속했지만 결국 영업이익 감소에 따라 2021년 주당 1만7000원이던 배당이 2022년 1만2000원으로 크게 낮아진 적도 있다.

다만 올해부터 배당 정책이 바꾸어 배당금을 보고 종목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12월말 배당받을 주주를 확정한 후 다음해 주주총회에서 배당금 규모를 의결하는 발표하는 깜깜이 배당 정책 때문에 지금까지는 투자자들이 전년도에 비해 배당금이 감소하는 배당컷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배당컷에 대한 실망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주가하락이라는 이중고까지 겪어야 했다.

그러나 올초 금융위에서 배당절차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배당금이 확정되는 다음해 2~3월 주주총회 이후 배당기준일을 전하도록 권고했다. 이에 따라 배당금을 미리 알고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아직 12월 결산 상장회사 2267개사 중 28%인 636개사만 배당 기준일을 주주총회 이후로 정했기 때문에 ‘깜깜이 배당’ 관행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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