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3800억 폭풍쇼핑…삼성전자, 주가 오르는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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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1.06. 오전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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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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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만 개미의 삼성전자, 본격적인 주가 반등의 시작일까. 삼성전자가 이틀만에 5.1% 급등했다. 반도체 산업 전망에 먹구름이 가득한 상황에서 삼성전자 주가가 불안의 벽을 타고 기어오르고 있다.

5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400원(0.69%) 오른 5만8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4일과 5일 이틀간 5% 이상 올랐다.
외국인이 2거래일만에 삼성전자 3818억원 어치 대량 순매수한 덕이다.

반도체 불황의 한가운데서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하는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크게 세 가지 이유를 지목하고 있다.

먼저 정부의 파격적 세액공제 확대 정책이다.

지난 3일 정부는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 금액에 대해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15%, 중소기업은 25%씩 세금을 깎아주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올해 적용되는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 증가분에 대한 한시적 10% 추가 세액공제를 감안하면 대기업은 최대 25%, 중소기업은 최대 35%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업종에서 3조6000억원 이상의 추가 세부담 감소 혜택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경우 10조원을 투자할 경우 약 1조5000억원 정도의 세액공제 혜택이 기대된다고 보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세액공제 확대에 따른 세수 부족분이 3조6000억원으로, 정책 시행시 반도체 및 관련 업종의 순이익이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10조원을 투자할 경우 약 1조5000억원의 순이익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 설비투자를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진 것도 호재다.

지난해 메모리 가격이 급락하자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적극적 감산을 결정했다. 결국 감산만이 재고를 낮추는 지름길이고 이를 통해 반도체 업황이 가능한 빠르게 바닥을 치고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위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3분기 확정실적을 발표하며 "적극적인 감산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일 한 외국계증권사에서 메신저를 통해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 설비투자를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을 알리면서 감산 기대감이 높아졌다. 업계 1위 삼성전자가 감산에 돌입한다면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더 빠르게 줄 수밖에 없다. 즉 반도체 업황 전체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023년 메모리 부문 Capex(자본적 지출, 설비투자) 예산이 36조원에서 32조원으로 축소된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며 "사실 36조원이라는 투자금액은 공격적인 증산에 해당되는 규모인데 반도체 수요가 부진한 지금 환경에서 36조원이라는 투자금액은 시장의 과도한 우려(추정치)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위 연구원은 "하지만 삼성전자가 시장의 감산 기대감에 부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증산 기조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경쟁사 투자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시장점유율 확대 및 업황 개선 측면에서 전략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삼성전자 저평가된 주가가 매수를 유인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5만5000원 기준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수준이다. 역사적으로 삼성전자의 PBR은 1배를 하회한 적이 거의 없고 2008년 금융위기 급락 당시도 PBR 1.1배 수준을 나타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이미 바닥권"이라며 "업황의 급격한 악화가 메모리 공급업체들의 추가 감산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지금은 삼성전자 주식 비중을 확대할 때"라고 조언했다.

한편 삼성전자 주가의 가파른 반등은 국내외 연기금·공제회·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들에 그 자체로 '매수 신호'가 된다. 펀드매니저 수익률 성과지표인 BM(벤치마크)은 코스피200 지수이거나, 코스피200 지수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반도체 주식 비중이 적은 기관투자자의 경우 벤치마크 수익률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주식 비중을 급하게 확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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