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결국 건기식 판매 재개...'뷰티 성공' 재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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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5.03.12. 오후 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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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가 건강기능식품 판매를 재개하는 가운데 , 이를 캐시카우인 뷰티 카테고리처럼 키워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제공 = 다이소, 게티이미지뱅크
다이소가 약사회의 반발로 일시 중단했던 건강기능식품 판매를 재개하며 카테고리 확장 의지를 드러냈다. 뷰티 카테고리를 캐시카우로 만들어낸 성공 방정식을 건기식에도 적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건기식 시장에서, 다이소가 기존의 '저품질'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하면 반짝인기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2일 다이소에 따르면 다이소가 대웅제약과 종근당건강의 건기식 판매를 이어가기로 했다. 앞서 대웅제약과 종근당건강, 일양약품은 지난달 24일 비타민·루테인·밀크씨슬 등 35종의 건기식을 3000~5000원에 다이소에서 출시했지만, 약사들의 거센 반발로 일양약품은 제품 출시 닷새 만에 다이소에서 철수했다. 

그러나 약사회의 대응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약사회의 행위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하는지 조사에 착수하며 논란이 확산됐다. 하지만 다이소와 제약사들은 여론이 우호적이라고 판단하고 건기식 판매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이소는 이번 건기식 카테고리 확장에서 뷰티 사업의 성공 사례를 모델로 삼고 있다. 2010년대부터 뷰티 카테고리에 도전했던 다이소는 저품질의 이미지를 깨지 못해 유의미한 성장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2021년부터 한국콜마,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 등 국내 주요 화장품 제조업체들과 협업하며 반전이 시작됐다.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등 대형 브랜드의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사들이 소용량 제품을 만들어 다이소에 공급하면서 '가격은 낮지만 품질은 믿을 만하다'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전략을 통해 다이소 뷰티 카테고리는 △2021년 52% △2022년 50% △2023년 85% △ 2024년 144%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CJ올리브영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다이소는 건기식에서도 같은 전략을 적용할 계획이다. 국내 대형 제약사들의 브랜드를 빌려 신뢰를 확보하는 한편, 불필요한 성분을 조절하고 함량을 낮추며 소포장·소용량 전략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뷰티 시장에서 통했던 다이소의 전략이 건기식에서는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건기식은 생활용품이나 화장품과 달리 소비자들이 성분, 효과, 브랜드 신뢰도를 꼼꼼히 따지는 시장이기 때문에 단순히 '가성비'만으로는 소비자를 설득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특히 다이소는 그간 품질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019년부터 매년 품질 불량으로 리콜이 발생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중국산 스테인리스 클리너에서 납 성분이 과다 검출돼 리콜된 바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다이소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는 504건으로 전년(317건) 대비 59% 증가했다. 비록 이번 건기식은 대형 제약사 제품이지만 '다이소 = 저품질'이라는 소비자 인식이 강한 상황에서 다이소가 건기식 카테고리에서 신뢰를 쌓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다이소는 그간 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해 왔고, 품질 논란이 지속돼 왔다"며 "건강기능식품처럼 소비자 안전과 직결되는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 품질 관리에 대한 자체적인 노력이 더욱 강화되어야만 한다"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각 유통 채널들이 건기식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변수다.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6조원대로 추산되며, 5년 후 4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기존에 건기식을 유통하는 대형 할인점과 편의점, 이커머스들 모두 속속들이 건기식 제품을 확대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CU는 이달 동아제약 비타그란 4종과 아일로 카무트 효소 1종을 출시하고 상반기까지 건강식품 특화점을 5000점까지 확대할 계획이고,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판매자들의 건기식 제품을 해외에서 판매하는 '역직구' 사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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