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건강] 낮잠 30분 넘으면 ‘독’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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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10.05. 오전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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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잠 설쳐 피로회복에 꼭 필요한 깊은잠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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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몸이 피곤하거나 능률이 안오를 때 잠깐 자는 낮잠은 그야말로 꿀잠이다. 하지만 낮잠이 습관이 될 경우 오히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신원철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5일 "밤에 충분한 적정 수면을 취했다면 낮에는 피곤하지 않아야 정상"이라면서도 "학업이나 업무, 밤문화 등 사회적 환경이 변하면서 100~50년전에 비해 사람들의 수면시간이 부족해진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피로회복에 중요한 깊은잠, 7~8시간 수면 중 90분 정도

밤에 잠들면 수면은 1~3단계의 비 램수면과 꿈을 꾸는 램수면이 한 주기로 반복된다.

1단계 비 램수면은 피곤할때 눈을 감고 있으면서 느끼는 몽롱한 상태다. 지하철을 타거나 점심 식사 후 앉아 주변 소리는 들리지만 몸은 나른하다. 이 단계는 전체 수면의 5% 정도로 본격적인 수면 단계로 넘어가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

2단계 수면은 우리가 코골고 자는 수면으로 전체 수면의 한 60% 정도를 차지한다. 그다음 3단계 수면에 들어가는데 이 3단계 수면은 업어가도 모르는 깊은 잠이다. 마지막으로 꿈을 꾸는 램수면이 약 20%를 차지한다. 전체 주기가 60~90분 정도로 하루 적정 수면을 7~8시간이라고 했을때 하룻밤 4~6번가량 반복된다.

피로회복에 가장 중요한 것은 3단계 비램수면, 즉 깊은잠 단계다. 이 수면은 전체 수면의 20~25% 수준으로 7~8시간 중 1시간 반 정도다. 이 수면 단계는 뇌파를 측정하면 굉장히 느린 파동이 나와 '서파 수면단계'로도 부른다. 뇌가 완전히 수면의 깊은 단계에 들어가 있고 이에 우리 몸도 완전히 휴식을 취하고 있는 상태다.

이 잠이 우리 몸의 육체적인 피로 해결의 열쇠다. 피로를 쌓이게 만드는 아데노신이 이때 분해되기 때문이다. 아데노신은 우리 몸의 에너지원인 아데노신3인산(ATP)이 분해돼 만들어진다. 문제는 이 깊은잠 단계는 하룻밤 수면 중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주기 때 대부분 채워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3~4번째 수면 주기부터는 이 깊은 잠 단계는 많이 안나온다.

만약 하루 이틀 밤샘을 했다면 이 단계가 30~40% 수준까지도 늘어난다. 따라서 이 깊은 수면 단계는 육체적인 피로 회복에 가장 필수적인 수면 단계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낮잠이 길어져서 수면이 깊은 수면 단계로 넘어갈 경우 밤에 깊게 잘 수가 없다. 깊은 잠 단계까지 도달하는데는 약 20~30분 정도가 걸린다.

따라서 낮잠이 30분이 넘어갈 경우 깊은 수면에 들어가 밤에 깊은 수면에 들어가기 힘든 상황이 벌어진다. 낮잠으로 낮에 깨고 밤에 잠을 자도록 해두는 일주기 리듬이 무너지면 밤에 계속 늦게자는 일이 벌어져 수면 부족이 반복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적당한 낮잠은 피로감 개선에 도움

낮잠이 무조건 나쁜건 아니다. 적당한 낮잠은 일상 컨디션 조절이나 피로감, 인지능력 개선에 도움된다.

신 교수는 "적절한 낮잠은 분명히 도움이 된다"며 "학생의 경우 성적향상, 노인은 인지능력이나 치매예방 효과가 그리고 산업체에선 생산능률 향상 및 산업재해 발생률이 내려갔다는 연구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낮잠은 원칙적으로 안자는 것이 좋다. 피로가 누적돼야 수면 욕구가 생겨 밤에 잠을 푹 잘 수 있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정 낮잠이 필요하다면 침대에 편하게 눕기보단 의자나 소파에 앉아 20~30분 이내로 자는 것이 좋다. 피곤해서 못견딜 정도가 아니면 나가서 햇빛을 쬐고 움직여 잠을 깨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행 중인 '커피냅'을 시도해 보는 것도 괜찮다. 커피냅은 커피를 마시고 바로 낮잠을 잔 뒤 20~30분 후 카페인이 흡수되기 시작할 때 잠에서 깨는 방법이다. 또 잠에서 깬 뒤에 정신을 차리는데도 커피가 도움돼 낮잠과 커피의 장점 두가지를 동시에 얻는 방법이다.

신 교수는 "너무 피곤해 일의 능률이나 학업에 지장이 있다면 한 20~30분 이내의 낮잠은 꿀잠이 되고 도움이 되지만 한 시간 이상 자면 야간 수면을 방해하고 잠자는 시간이 뒤로 밀려 늦게 자는 사람으로 변해 그로 인해 수면의 리듬이 변동이 될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수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낮잠을 안잘 수 있도록 수면시간이나 기상시간을 늘려보는 노력을 해보고 그래도 주간 졸음이 개선되지 않으면 전문가를 방문해 수면의 질을 평가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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