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에 의존했던 핵심기술
AMD서 수석개발자도 영입
갤럭시칩 속도·안정성 향상 기대
AMD서 수석개발자도 영입
갤럭시칩 속도·안정성 향상 기대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내부에 CPU 최적화 관련 전담 팀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팀의 수석 개발자로는 AMD에서 CPU 개발을 이끈 라흘 툴리 수석 개발자를 영입했다. 또 다른 ARM 출신의 핵심 개발자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데이터 연산을 담당하는 CPU는 스마트폰에서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핵심 장치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자체 AP '엑시노스'에 들어가는 CPU 코어를 영국 ARM에 의존해왔다. 엑시노스의 라이벌인 퀄컴도 ARM의 설계를 기반으로 AP를 만들고 있다. 삼성이 자체 CPU 코어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다면 스마트폰 최적화 정도가 크게 향상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전용 칩 등 차세대 AP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 시스템LSI사업부는 MX(모바일경험)사업부와 함께 'AP 솔루션개발팀'을 신설해 AP 최적화와 차세대 선행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가칭 '갤럭시 칩'이라는 이름으로 기존보다 최적화된 전용칩을 만들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선 2025년에 첫 갤럭시 칩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자체 CPU 코어 개발이 이제 막 시작된 만큼 초기 갤럭시 칩엔 ARM 기반의 CPU가 탑재될 확률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CPU 코어 개발까지 성공한다면 갤럭시칩의 완성도가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통상 개발 프로세스대로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2027년에는 자체 CPU 탑재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이 자체 CPU 개발에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독자 설계 능력을 갖추기 위해 2010년대 초부터 자체 개발팀을 꾸리고 기술 개발에 투자해왔다. 프로젝트 이름은 독사를 잡아먹는 포유류를 뜻하는 '몽구스'였다. 당시 라이벌 퀄컴이 독사의 일종인 '크레이트'를 제품명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자체 모바일 CPU 코어가 퀄컴 등 경쟁사 제품 대비 전력 소비 효율과 발열, 멀티코어 효율 등에서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속적으로 나오자 결국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해 몽구스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2019년 프로젝트를 공식 폐기하고 삼성오스틴연구센터(SARC) 내 개발자 300여 명을 해고했다. 그 이후 삼성은 AP 시장에서 좀처럼 존재감을 확대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프리미엄 모바일 AP 시장은 퀄컴이, 중저가에선 미디어텍이 앞서나가고 있다. 거기에 ARM과의 연대도 잠재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자체 CPU 개발에 더욱 발걸음이 빨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오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