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설리번-中왕이, 유럽서 전격 회동…"양자관계 건설적 대화"(종합2보)

입력
수정2023.05.12. 오전 5:52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대만문제 논의…정찰풍선 갈등 속 표류하던 양국관계 변화 여부 주목

2021년 열린 미중 고위급 전략대화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베이징=연합뉴스) 강병철 조준형 특파원 = 정찰풍선 사태 이후 미중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양국 외교·안보라인 수장이 제3국에서 전격 회동했다.

백악관은 11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이 전날부터 이틀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동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동은 정찰 풍선 사태 이후 2월초로 예정됐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이 무기한 연기된 뒤 3개월여만에 양국 정상의 최측근 외교안보 참모간에 이뤄진 회동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설리번 보좌관은 왕 위원과 미중 양자 관계, 국제 및 역내 이슈, 우크라이나 전쟁, 대만 문제 등에 대해서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대화를 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백악관은 "이번 회동은 열린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하기 위한 지속된 노력의 일환"이라면서 "이를 위해 양측은 전략적인 소통 채널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두 사람은 이틀간 8시간에 걸쳐 대화했다"면서 "설리번 보좌관은 미중이 경쟁 관계에 있지만 이것이 갈등이나 충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회담은 양측이 대화 필요성을 인정해 매우 빨리 성사됐다"면서 "설리번 보좌관은 대만 문제에 있어 미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에 변함이 없으며, 대만 해협에서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있어 미국과 동맹들의 강고한 지지를 확인하고, 마약성 진통제 등 문제에 있어 양국의 공동 대응 필요성도 지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당국자는 또 회담에서 중국에 불법 억류된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됐다고 확인하며, 정찰풍선 문제에 대해선 "이 불행한 사고로 관계에 정지가 발생했으며 이를 넘어서는 소통 채널 재구축 필요성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 일정 및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통화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양측은 중·미 관계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관계의 하강을 중단시키고 안정화하기 위해 솔직하고 심층적이며 실질적이고 건설적인 논의를 했다"고 소개했다.

통신은 "왕 위원은 대만 문제에 대해 중국의 엄정한 입장을 전면적으로 설명했고 아시아태평양 정세, 우크라이나 등 공통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국제·지역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양측은 이 전략적 소통 채널을 계속 잘 사용하는 데 동의했다"고 부연했다.

또 주미중국대사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왕 위원과 설리번 보좌관이 양자 관계에 있어 솔직하고 깊이 있으며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양측은 미중 관계의 걸림돌을 제거하고 관계를 안정화하기 위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앞서 대만 차이잉원 총통의 미국 경유 방문을 앞뒀던 3월 24일 비공개리에 전화통화를 한 바 있다.

왕이가 중국의 외교라인 1인자인 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에 오른 이후 두 사람이 별도의 양자 회동을 한 것은 공개된 것으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왕이의 전임자인 양제츠가 외사판공실 주임을 맡고 있던 시절에는 설리번-양제츠 라인이 미중관계의 실타래를 푸는 고위급 소통 채널 역할을 했었다.

2021년 10월 양제츠-설리번 회동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영상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전력도 있어 이번 설리번-왕이 소통이 미중 정상간 온라인 소통 등으로 연결될지 관심을 모은다.

soleco@yna.co.kr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정치, 세계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